도서리뷰
붓다브레인 (릭 핸슨, 리처드 멘디우스 / 불광출판사)
1. 뇌는 쓸수록 변한다.
심리학자 도널드 헵(Donald Hebb)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마음이 변하면 뇌 역시 변한다. 지나가는 생각이나 느낌조차도 우리 뇌에는 흔적을 남긴다. 정신적 활동이 일어나 여러 개의 뉴런이 동시에 작동할 때 뉴런들 사이에 연결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신경 구조들이 만들어진다.
행복감이 높아지면 뇌의 좌측 전두엽이 활성화되며, 꼬불꼬불한 골목길의 지리를 외워야 하는 런던의 택시기사들은 시공간 기억 중추인 해마가 일반인들에 비해 커져 있다.
2. 뇌의 몇 가지 특징
1) 전반적인 특성
뇌는 1.5kg정도 되는 두부 같은 조직이다. 1조 1천억 개 이상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억 개 이상의 뉴런이 들어 있다. 각 뉴런은 뉴런에 달려 있는 약 5천개의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들과 정보를 주고받는다.
뉴런은 1초에 5~50번 가량 작동한다. 각 뉴런의 신호에는 소량의 정보가 들어 있다. 이 정보들이 모여서 뇌는 마음을 만들어 내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다. 이때 마음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신호,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하는 지식, 성격 경향, 희망과 꿈, 단어의 의미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뇌의 무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체내 산소와 포도당의 20~25%를 사용한다. 뇌는 냉장고처럼 항상 웅웅거리며 일하며 깊게 생각할 때나 잠잘 때나 거의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뇌는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의나 감정 같은 기능이 단순히 뇌의 한 부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없다. 의식적인 정신 작용은 대개 몇 초 안에 일어나는 시냅스의 형성과 해체에 따른 일시적인 협동의 결과이다.
뇌는 몸의 다른 부분과도 상호 작용하며 뇌와 몸의 상호 작용을 토대로 외부와도 상호 작용한다. 우리의 마음은 뇌와 신체, 우리를 둘러싼 자연 환경, 사회, 문화를 통해 형태를 갖춘다. 뇌의 화학물질에서 일어난 미세한 변화가 기분과 집중력, 기억 능력을 변화시킨다. 마음과 뇌는 긴밀히 상호작용하므로 둘은 상호의존적인 하나의 체계로 생각해야 한다.
2) 진화 순서에 따른 뇌의 분류 – 삼위일체 뇌
폴 맥린(Paul Maclean)이 밝힌 삼중 뇌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계속 진화하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폴 맥린은 우리의 뇌를 삼위일체 뇌(Triune Brain)라고 부르며, 세 개의 뇌가 하나로 결합된 형태로 보았다. 뇌의 가장 안쪽에는 파충류 복합체(eptilian complex), 파충류 뇌로 불리는 간뇌 영역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위에 원시 포유류의 뇌인 변연계가 있다. 가장 겉 부분이 인간의 사고 능력을 관장하는 신생 포유류의 뇌인 신피질, 대뇌 피질이다. 이를 생물학에서는 전뇌, 중뇌, 후뇌로 구분한다.
하루동안 우리는 파충류 뇌 – 원시 포유류 뇌 – 신생 포유류 뇌의 순서로 정보를 전달해 가면서 다양한 반응들을 만든다. 가장 마지막에 완성된 신생 포유류 뇌인 대뇌 피질은 뇌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식을 양육하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상호 의사소통을 하고 협동하고 사랑하는 능력은 피질에 관계되어 있다.
피질은 뇌량(corpuscallosum)에 의해 연결된 두 개의 반구(hemispheres)로 구분되며 각각의 반구가 상호작용하기는 하지만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좌반구 – 순차적이고 언어적인 정보 처리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반구 – 전체적이고 시공간적 정보 처리에 특화되었다.
3) 뉴런의 작용
뉴런은 신경계통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물이다. 주된 기능은 시냅스(synapse)라 불리는 미세한 연결 부위를 통해 뉴런 상호 간에 정보를 주고 받는 일이다. 기본 구조는 아래와 같다.

세포체는 수지상돌기(dendrites)로 신호를 보내고 수지상돌기는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경전달물질을 받아들인다. 세포를 거치지 않고 다른 뉴런으로 전기 신호를 보내 직접 소통하는 뉴런들도 있다.
한 뉴런은 수천 분의 일 초 동안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를 모두 취합해 흥분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뉴런이 훙분하게 되면 하나의 전기화학적 파형이 축색을 따라 퍼져나간다. 축색이란 뉴런들을 향해 신호를 보내는 신경 섬유의 연장부를 말한다. 축색은 뉴런과 시냅스에 신경 전달물질을 방출해 뉴런들을 흥분시키기도 하고 억제시키기도 한다. 이 때 신경 신호는 축색을 절연시키는 지방 물질인 수초(myelin)에 의해 전달 속도가 빨라진다.
3. 인간의 뇌는 신경계가 고도로 발달한 탓에 고통도 심하게 느낀다.
인간의 뇌는 다른 동물의 뇌에 비해 신경계가 극도로 복잡하게 발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만 과거를 후회하고 현재의 자신을 비난하며 미래를 걱정한다. 우리의 불행과 불만족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인간과 동물이 생존을 위해 발달시킨 세 가지 진화적 전략가 지금은 인간에게 고통을 일으키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고통을 일으키고 마찰을 빚게 만드는 생존 전략
1) 분리 전략 : 자신과 세상을 분리시키려 하고 어떤 마음 상태를 다른 마음 상태와 구분하려 한다. 스스로 외부 세계와 차단하기 위해 연결되어 있는 것들로부터 분리하려 한다.
고통이 생기는 이유 : 만물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2) 안정 상태 유지 전략 : 심신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한다. 내부 항상성을 좁은 범위에서 유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변하는 것을 안정화시키려고 한다.
고통이 생기는 이유 : 세상 만사는 항상 변한다.
3) 기회 추구와 위험 회피 전략 : 기회를 얻거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 쾌락에 탐닉하고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외면한다.
고통이 생기는 이유 : 기회는 대부분 충족되지 않으며 충족된다 한들 만족스럽지 않고 무수한 위협은 피할 수 없다.
4. 인간은 본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부정적인 것에 더 집중한다.
1) 인간은 불안함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인류의 조상은 보상을 쫓는 방식과 위험을 피하는 방식 중 후자를 더 중요시했다. 위험을 피하지 못해 죽으면 보상을 얻을 기회도 영영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유전자 안에는 부정적인 경험에 대한 극심한 경계심이 들어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 상태일 때 우리 뇌는 ‘기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 네트워크의 기본적인 기능은 ‘위험 가능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불안감이 생기고 경계 상태가 된다.
2)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다.
인간은 부정적인 정보를 긍정적인 정보보다 더 빨리 감지한다. 이는 공포를 감지하는 편도체가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것으로 판명된 경험은 뇌의 해마가 중요한 정보로 저장하며 긍정적인 경험은 중요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도 부정적인 사건 하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다섯 번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경험이 지나가도 흔적은 계속 남는다. 남아있던 잔재들은 이전의 기억과 유사한 두려운 상황과 마주하면 즉시 다시 나타난다. 나아가 부정적인 기억은 사람을 염세주의자로 만들고 과잉 반응하게 하며 점점 더 부정적인 반응을 하게 이끈다.
3) 부정적인 성향은 괴로움을 만든다.
우리 뇌에는 원초적으로 ‘부정적인 성향’이 이처럼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은 늘 회피할 태세를 갖추고 있고 불쾌한 긴장 상태에 이르기 쉽다. 뇌는 항상 주변을 살피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려 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성향은 여타 불쾌한 감정들, 즉 분노, 슬픔, 우울, 죄책감, 수치심 등을 더욱 강화시킨다. 지나간 상실과 실패를 강조하고, 현재의 가능성을 폄하하며 미래의 장애를 과장한다. 마음은 계속해서 사람의 성격, 가능성,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그 결과 정신이 약해지고 지쳐서 나가 떨어지는 결과가 생긴다.
5. 자기 연민 -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결 법
자기 연민은 자신을 불쌍히 여겨 동정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순수한 온정과 배려, 선의를 바탕으로 한 타인에 대한 연민과 유사하다.
자기 연민은 자긍심보다 감정적인 영향력이 강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데 더 도움이 된다. 스스로의 괴로움에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은 타인의 괴로움도 받아들일 수 없다.
자기 연민을 토대로 쾌와 불쾌에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능력은 앞서 나열한 인간 뇌의 기본적인 생존 전략과 특성에 반대되는 행동이다. 즉, 신경계의 오래된 본능을 의도적으로 거스르는 과정이지만 괴로움의 원인을 끊고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존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자기 연민을 기르기 위해서는
1)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사랑받을 때의 느낌이 뇌 속의 깊은 애착 체계의 회로를 활성화시켜 연민이 시작된다.
2) 자녀나 사랑하는 사람처럼 자연스레 연민을 느끼게 하는 대상을 떠올려 본다. 연민의 감정이 생기면 자기 연민의 토대가 되는 옥시토신, 전전두엽의 활동이 활성화된다.
3) 연민의 감정을 스스로를 향해 확장시킨다. 괴로움에 집중하고 스스로에게 배려와 선의의 마음을 베푼다.
4) 뇌 속 깊이 연민이 흘러나오는 감각을 느낀다. 자기 연민인지 타인이 주는 연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위안을 받는 느낌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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