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건강의 뇌과학 (제임스 굿윈 / 현대지성)

1. 장수 마을 블루존 Blue Zone 사람들은 만보 이상 걷는다.
2005년 11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블루존 Blue Zone’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전 세계 장수 마을 5곳이 있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오키나와.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코스타리카, 그리스 아카리아이다. 100세 이상 사는 장수 비결 중 하나로 이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적어도 매일 1만 보 이상씩 걸었다. 동네에는 체육관도 없고 트레이너도 없고 마라톤이나 전문 훈련도 받지 않았지만 이들은 양치기나 농부 일을 하면서 신체 활동이 많은 삶을 살고 있었다.
2. 인류는 현대 생활 방식 속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육체노동이 사라진 현대 생활 방식은 신석기 시대의 농경문화는 물론 수렵 채집에 의존했던 지난 150만 년 동안 개발된 신체의 생리학과 충돌하고 있다.
수렵채집자들은 사냥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했다. 사냥을 하는 과정에서 근골격계와 혈관계가 발달했고 움직임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두뇌가 발달했다.
인간의 생리 기능은 지난 150만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고 신체가 진화하는 방식도 그대로이다. 따라서 오늘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방식이 우리의 신체와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우리는 현대적인 생활 방식에 적응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는 쇠퇴하고 있다.
일례로 약 7천 년 전 수렵채집인의 뼈는 오랑우탄과 맞먹을 만큼 강했지만 6천 년 이후 같은 지역에 사는 농부의 뼈는 부러지기 쉽고 훨씬 약해졌다. 인간의 뼈가 약해진 근본적인 원인은 식습관 변화가 아니라 신체활동의 감소이다.
신체 활동 부족은 비만,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며, 이들 퇴행성 질환은 두뇌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3. 적절한 운동의 종류와 양
여러 정부 기구가 권고하는 ‘운동의 양’은 ‘일주일에 150분 운동’이다.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도 양만큼이나 중요하다. 적절한 신체 활동은 나이에 따라서 다르다.
영국 건겅 보험 NHS(National health service)가 밝힌 연령 별 운동 권고안은 다음과 같다.
- 5세 이하
신체 활동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한다. 단, 안전한 환경의 바닥이나 물에서 한다. 불편하거나 앉은 자세로 취하는 수면은 자제한다.
- 5-18세
매일 60분 이상 신체 활동을 해야 한다. 자전거나 운동장 놀이처럼 적당한 활동부터 달리기나 테니스 같은 격렬한 활동이 모두 해당된다.
그네타기, 뛰거나 점프하기, 체조나 테니스 같이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운동을 일주일에 3일 이상 한다.
- 19-64세
매주 150분 이상 자전거나 빨리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다.
이에 더해 일주일에 2일 이상 주요 근육 (다리. 엉덩이, 어깨, 팔, 등, 배, 가슴)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을 한다.
-64세 이상
매일 신체 활동을 어떤 것이든 하고 가벼운 움직임이라도 많이 할수록 좋다.
일주일에 2일 이상 균형감,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을 한다.
매주 150분 이상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하거나 75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한다. 둘 다 해도 된다.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을 줄인다.
4. 신체 활동은 노화를 저지한다.
텍사스 대학교 연구원 워닌 스퍼두소 Waneen Spirduso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체 반응 시간과 운동 과제를 테스트한 연구에 따르면, 활동적인 노인이 비활동적인 노인에 비해 신체 반응 성과가 뛰어났다. 그리고 활동적인 노인의 성과는 비활동적인 청년과 유사했다. 두뇌 능력에는 나이보다 신체 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앉아서 생활하는 성인의 사고 능력에 유산소 운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드러났다. 유산소 운동은 의사결정과 사고 속도, 기억력 등 모든 유형의 사고 기능을 개선했다. 운동 효과는 남성 집단보다 여성 집단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과학적으로 기전을 밝혀낸 바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은 DNA 메틸화 methylation 과정을 통해 인간의 DNA 유전자를 바꾼다. 그래서 노화 속도를 늦추거나 심지어는 되돌리는 화학 반응을 촉진한다. 운동을 하면 해마의 크기가 커져 기억력이 개선되며, 운동을 꾸준히 하면 매년 2%씩 해마의 크기가 커져서 노화에 따른 위축 과정을 되돌린다.
5. 운동하면 두뇌가 단련된다.
두뇌 세포는 평생에 걸쳐 새롭게 생성된다. 이 ‘신경생성 neurogenesis’ 과정은 기억과 감정 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에서 일어난다. 운동은 성인 두뇌에서 이 신경생성 과정을 촉진한다. 습관적인 운동은 두뇌를 성장시키는 뇌유래신경인자 BDNF (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를 강화한다. BDNF는 기존 두뇌 세포를 유지하고 새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며 뇌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 형성을 자극한다. 이들은 모두 두뇌가소성을 증진하고 두뇌 손상을 방어한다. 신경들이 생성되면 인지기능도 개선된다.
6. 운동하면 두뇌가 포도당 관리를 더 잘하게 된다.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두뇌가 인슐린과는 무관하게 체내 포도당 수치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포도당을 관리하는 두뇌의 신진대사는 운동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운동을 하는 동안 두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러면 뇌는 포도당 대신 젖산 등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려고 한다. 이는 운동을 하면 근육과 간뿐만 아니라 두뇌까지 훈련시킨다는 뜻이다. 이 과정은 두뇌와 체내 조직 간에 양방향으로 일어나면서 서로를 계속해서 촉진한다. 이를테면 운동을 하면 두뇌가 체내 조직을 자극해 영향을 미치고 이 조직이 다시 두뇌에 영향을 미치면서 서로가 이득을 얻는 방향으로 순환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아이리신 irisin이라는 단백질이 분비되는데, 이 단백질은 다시 뇌의 해마에서 BDNF 생성을 촉진한다. 활동하는 근육에서 분비되는 아이리신은 몸이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시스템이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중요한 ‘근육-두뇌’ 신호이다. 이 단백질이 분비되면서 몸은 신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
두뇌는 건강과 기능 유지를 위해 우리의 활동량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진화 관점에서 과거 생활에서 ‘간헐적인 달리기’와 ‘비자발적인 단식’(식량 결핍)은 두뇌 변화의 가장 강력한 동기였다. 신체가 활동할 때 두뇌는 용량을 확장해 활동에 대응했고 비활동 시에는 용량을 줄여서 에너지를 절약했다. 이런 메커니즘 때문에 우리가 운동할 때 두뇌가 성장하는 것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신체 활동 수준을 높이면 신체적으로 더 활발해지며 뇌 건강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노화 연구의 결론이다.
7. 건강에 가장 치명적인 습관 – 앉아있기
앉아 있는 습관은 드러나지 않는 중독이다. 전체 근로자의 70% 가량이 일주일에 5~6일을 일곱 시간씩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오래 앉아 있고 신체 활동을 최소화하는 생활 패턴이 자리잡았고 이는 불과 250년 동안 일어난 일이다.
인류는 그동안 움직임에 의존해 생존해왔고 신체와 두뇌의 발달 역시 움직임에 의존해 왔다. 연구 결과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날수록 사망률은 2% 증가하며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에 8시간을 넘으면 사망률은 8% 증가한다. 이 결과는 5~17세의 아동 및 청소년에게도 똑같이 해당된다.
8. 앉아있기가 만드는 문제들
오래 앉아 있는 생활방식에서 생기는 피해를 상쇄하려면 중강도 이상 또는 격렬한 운동을 매일 60~75분 간 해야 한다.
앉아 있는 생활 방식은 아동 비만율 증가와 건강 악화를 넘어 자존감 상실 및 사회활동, 학업 성취도 하락까지 일으킨다.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생활하며 일상적인 운동을 40분도 하지 않는 노인들의 건강 상태는 8년 더 나이든 사람의 상태와 같다는 연구도 있다.
또 노화의 대표적인 특성인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다.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체지방이 증가하고 굶을 때조차도 혈류 내 지방이 늘어났으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도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는 앉아 있는 동안 근육을 덜 사용하게 되면서 일어난다. 즉, 비활동성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 몸에서 대단히 해로운 화학적 변화를 독자적으로 일으킨다.
체내 염증 또한 높아진다.
체내에 염증이 많을수록 신체는 더 빠른 속도로 노화된다. 즉, 더 오래 앉아 있을수록 더 빨리 늙는다.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면 염증을 촉발하고 염증은 체내 지방 세포에 영향을 미쳐 저장된 지방이 줄어들지 않고 체중 감소에 저항하게 만든다.
기억과 관련된 두뇌 영역을 위축시킨다.
45~75세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앉아서 지내는 사람들의 경우 내측 측두엽이 얇아지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내측 측두엽이 얇아지는 것은 중년 및 노년기에 나타나는 인지퇴행 및 치매의 전조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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