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뇌는 늙지 않는다. (다니엘 G.에이맨 / 브레인월드)
1. 복합적 슬픔 증후군 (complicated grief)
슬픈 일이 생겼을 때 아픔을 겪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슬픔이 더 오래 지속되는 증후군을 앓는다. UCLA 연구팀은 이를 가리켜 ‘복합적 슬픔(complicated grief) 증후군’이라고 명명했다.
이 유형의 슬픔은 누그러지지 않고 치유되지 않아서 삶을 새롭게 시작하기 어렵다. 복합적 슬픔 증후군이 생길 때 뇌에서는 보상 중추 및 고통 중추의 뉴런이 활성화되어, 지나간 기억에 ‘중독’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보통 사람은 상실감을 겪다가도 고통을 되풀이하던 보상체계에서 벗어나지만,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고통을 갈망한다. 이 과정은 무의식중에 일어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 중 약 10~15%가 겪게 된다. 슬픔을 계속해서 경험하고 갈망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심신이 쇠약해진다.
2. 정상적인 슬픔과 복합적 슬픔 증후군 (우울증)의 차이
| 슬픔 | 복합적 슬픔 증후군 또는 우울증 |
| 상실감으로 인해 괴로울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 | 총체적인 괴로움. 어떤 것에도 관심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
| 신체적인 증상이 다소 있을 수 있음 | 신체적인 고통, 절망, 죄책감을 느낌 |
|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여전히 남아있음 |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음 |
| 죽음을 상상하지만 수동적인 생각에 그침 | 자살을 상상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음 |
|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 | 삶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과거에 즐거워했던 것에도 관심이 없음 어떤 자극에도 정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갇혀 있음 |
| 느낌과 기분을 표현할 수 있음 | 지루해하고 관심과 표현력이 부족함 |
| 슬픔이 물결처럼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함 | 슬픔이 항상 끊이지 않고 지속됨 |
| 스스로 대처가 가능하고 다른 사람의 격려를 받고 견딜 수 있음 (약물치료가 필수 사항은 아님) | 심리 치료, 보조제, 약물의 도움이 필요함 |
3. 뇌 유형 별 정신 질환
정신적인 질환은 뇌 유형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우울증의 경우도 자기 안으로 숨는 사람, 화를 내는 사람, 불안에 시달리거나 강박적인 사람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뇌 유형에 따라 사람마다 각기 다른 우울증, ADHD, 조울증, 과식, 중독 유형이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의 뇌 유형을 알면 보다 정확한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저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뇌의 유형은 8가지로 구분된다.
질환이 있는 뇌의 8가지 유형
① 충동적인 뇌
② 강박적인 뇌
③ 충동·강박적인 뇌
④ 침울한 뇌
⑤ 불안한 뇌
⑥ 측두엽이 손상된 뇌
⑦ 유해물질에 노출된 뇌
⑧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가 있는 뇌
8가지 유형이 여러 방식으로 겹쳐서 나타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심리 치료 및 정신과 치료 프로그램이 일정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치료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우울증 같은 질환을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뇌를 촬영해본 결과 어떤 질환도 하나의 패턴으로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뇌 유형 별 특징
1) 충동적인 뇌
이 유형의 사람들은 PFC의 활동이 저조하다. PFC란 ‘뇌의 계획 능력과 판단력’을 뜻하며, 측두엽(기억력)과 전전두피질의 기능과 관련 있다. PFC는 뇌의 브레이크와도 같아서, 멍청한 말을 입 밖으로 내뱉거나 나쁜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막아준다.
따라서 충동적인 뇌 유형의 사람은 충동 제어능력, 주의력, 체계적인 사고가 부족하다. 행동하기 전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건강, 일, 인간관계, 돈 등에서 갖가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ADHD를 겪는 사람 중에 이 유형이 많다. ADHD는 뇌의 도파민 부족과 연관 있으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과체중이 되거나 기타 의학적인 질병이 생길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 건강을 증진하는 어떤 계획이든 꾸준히 유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ADHD 유형들은 실제로 어떤 문제에 집중하려고 애쓰면 도리어 PFC 활동이 저조해진다. 그래서 행동을 제어하기 더 어려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가령 살을 빼려고 할수록 더 살이 찌는 행동을 하는 식으로 상황이 나빠진다.
이들에게 뇌를 진정시키는 5-HTP(5-하이드록시트립토판) 같은 약물이나 보조제를 투여하면 불안 수준과 충동 제어 능력을 떨어뜨려서 대개 상황이 더 악화된다. 오히려 충동적인 뇌 유형은 뇌의 도파민 수치를 늘려 PFC 기능을 개선하면 도움이 된다. 단백질이 많고 탄수화물이 적은 식단, 운동, 특정한 약물 자극, 녹차나 L-티로신 같은 보조제도 좋다.
2) 강박적인 뇌
강박적인 뇌 유형은 부정적인 생각이나 행동에 집착한다. 걱정이 많거나 원한을 품거나 엄격하고 융통성이 없거나 따지기 좋아하거나 반대를 잘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다른 것에 관심을 돌리는 능력이 부족하고 나쁜 생각에 갇혀 있어서 문제가 커진다.
충동적인 사람과 강박적인 사람의 차이는, 충동적인 사람은 머리에 생각이 떠오르면 더 생각하지 않고 바로 행동하며, 강박적인 사람은 머리에 생각이 떠오르면 그대로 행동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강박적인 사람은 뇌의 ‘기억 변속기’에 해당하는 전두엽 속 전측 대상회의 활동이 지나치게 왕성하다. 전측 대상회가 최적으로 작동하는 사람은 사고가 유연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흐름을 잘 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이 부분이 지나치게 활성화된 사람은 엄격하고 융통성이 없고 나쁜 생각이나 행동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개 이 문제는 세로토닌 결핍에서 생긴다.
그래서 강박적인 뇌 유형은 세로토닌 수치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것이 가장 좋다. 세로토닌은 뇌를 진정시킨다. 운동, 5-HTP나 세인트존스워트 같은 보조제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커피나 다이어트 약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이런 뇌는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3) 충동-강박적인 뇌
이 유형은 뇌의 기어 변속기인 전측 대상회의 활동은 지나치게 왕성하고 PFC 활동은 지나치게 저조해 강박과 충동 성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행동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동시에 높이는 치료를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4) 침울한 뇌
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우울증, 부정적인 생각, 활력 저하, 낮은 자존감, 통증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뇌를 스캔해보면, 정서를 담당하는 심층변연계의 활동이 지나치게 왕성하다. 침울한 뇌 유형은 스트레스나 사별 같은 외부의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우울증이 집안 내력일 수도 있고 어린 시절 경험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뇌의 변연계 활동이 지나치게 왕성한 것은 기분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침울한 뇌 유형은 운동을 하고 다량의 생선기름(6그램)과 SAMe(S-아데노실메티오닌) 같은 특정 보조제를 섭취하면 대개 기분과 활력이 개선되고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5) 불안한 뇌
불안한 뇌 유형의 사람들은 불안 또는 초조한 느낌에 시달린다. 긴장과 두려움, 스트레스를 자주 느끼고 최악을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대개는 갈등을 피하려 하고, 걱정을 안고 살며, 항상 뭔가 나쁜 일이 생길 거라고 느낀다. 이들의 뇌는 기저핵이라는 부위의 활동이 지나치게 왕성하다. 뇌 깊숙이 위치한 기저핵은 불안과 관련 있는 곳으로, 왕성한 활동은 GABA라는 화학물질이 부족해서일 때가 많다. 이런 사람은 불안감이 특히 심할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긴장을 많이 느낀다. 약물 요법 외에도 비타민 B6, 마그네슘, GABA 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6) 측두엽이 손상된 뇌
관자놀이 아래 눈 뒤쪽에 위치한 측두엽은 기억, 학습, 감정 처리, 언어(듣기와 읽기), 사회적 힌트 읽기, 기분 안정, 성질 다스리기 등과 관련이 있다. 측두엽 손상은 과거에 겪은 뇌 부상으로 생길 때가 많다. 측두엽이 손상되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떨어지거나 대화 중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거나 사회적 힌트를 읽지 못하거나 기분이 불안정하거나 성질을 다스리기 어려워진다. 측두엽 손상은 저항성 우울증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이 경우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음침하고, 사악하고, 끔찍하고, 파괴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자살과 살인에 대한 생각도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이 한다. 이들에게는 발작 치료 약물이 도움이 된다. 식사는 매일 네다섯 번에 걸쳐 조금씩 자주 먹어 혈당의 균형을 잡고, 잠을 푹 자고 당분의 섭취를 끊는 것이 좋다.
7) 유해물질에 노출된 뇌
이들은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다 저조하다. 우울하거나 침울하고, 활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멍하거나(브레인 포그) 혼란스럽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절망감과 무력감에 시달리고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든다.
유해물질의 종류는 다양하며 다음과 같은 경우가 포함된다.
① 약물 남용, 과음
② 곰팡이, 페인트, 유기용제 등의 환경 유해물질
③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력
④ 뇌막염이나 뇌염 등 뇌 감염 이력
⑤ 목이 졸린 적이 있거나 익사할 뻔했거나 수면무호흡증 등 산소 결핍을 겪은 경우
⑥ 납, 철, 수은 등의 중금속 중독
⑦ 빈혈
⑧ 갑상선 저하증
이 유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일으킨 유해물질부터 제거해야 한다.
8)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가 있는 뇌
정신적 외상을 경험하면 평생에 걸쳐 뇌에 스트레스 패턴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상을 경험할 당시 뇌가 취약한 상태였다면 더욱 그렇다. 이들은 뇌 스캔에서 ‘다이아몬드 플러스 패턴’이 나타난다.
① 다이아몬드 맨 위 전측 대상회의 활동이 왕성함 (부정적인 생각)
② 다이아몬드 맨 아래 심층변연계의 활동이 왕성함 (침울한 느낌)
③ 다이아몬드 양옆 기저핵의 활동이 왕성함 (불안)
④ 우측 측두엽 바깥쪽(‘플러스’ 부분에 해당)의 활동이 왕성함 (이곳에 외상성 기억이 일부 저장되는 것으로 보임)
기억력이 나빠지고 불안, 우울증, 과음 등의 문제 행동이 겹쳐서 나타날 수 있다. 이들의 뇌는 모든 부분이 지나치게 활동해 마치 화재가 난 것과 같다. 이 스트레스 상황을 진화하기 위해 술 등의 약물에 의존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뇌를 진정시킬 수 있는 안구 운동 요법인 EMDR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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