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
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 (가타다 다마미 / 생각정거장)
분노를 제대로 표출해야 하는 이유
분노란 배설물 같아서 속에 일정량이 쌓이면 어떻게든 반드시 배출해야 한다. 마음 속에 쌓아두기만 하면 언젠가는 통제를 벗어나 폭발하기 마련이다.
분노를 드러낼 때 나타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무조건 분노를 억누르는 ‘분노 공포증’은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분노 공포증에 사로잡혀 분노를 무조건 억압하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분노를 돌리게 되고 심신에 병이 들거나 더욱 파괴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분노를 떳떳이 드러내지 못하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수동적 공격을 반복할 수도 있다. 특히 부부 사이에 은밀하게 수동적 공격과 반격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는 호되게 앙갚음을 당하거나, 가학적·피학적인 연쇄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내는 기술’ - 분노 공포증에서 벗어나자.
위의 사태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를 상대에게 잘 전달하는 기술인 ‘화내는 기술’이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냉정을 유지하며 인간관계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분노를 일으킨 불만사항과 나의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정달하려면 상당한 수완이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번거롭다거나 그에 따르는 위험을 받아들이기 무섭다는 이유로 화내는 기술을 익히기보다 분노를 봉인하려고 한다.
분노 공포증이 생기는 원인
분노 공포증은 유아기의 경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훈육이라는 명목하에 어린 아이에게 욕구를 억누르도록 요구하고, 욕구 표출을 정당하게 받아 들여주지 않고 비판하다 보면 분노 공포증이 생기기 쉽다. 특히 주변과 비슷하게 행동하라는 동조 압력이 강한 사회에서 타인 우선주의를 가지게 되면, 자신이 진심으로 느끼거나 생각한 것을 입 밖으로 솔직하게 꺼내지 못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불합리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환경에서 자랄 때도 분노 공포증이 생긴다. 이 경우 부모는 스스로 갈등과 욕구불만이 강해서 자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다. 불합리한 분노를 겪은 아이는 부모와 똑같이 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자신의 분노와 적의를 감추려 한다. 부모의 화를 돋우지 않기 위해서 착한 아이로 살아야 했던 경우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자기 감정을 완전히 숨기기도 한다.
분노 공포증이 일으키는 문제들
어떤 경우든 일단 분노 공포증이 생기면 어른이 돼서도 눈앞의 문제를 못 본 척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말을 입 밖에 꺼냈을 때 싸움이 일어날 거란 불안감 때문에 자기 감정을 뒤흔드는 문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분노를 솔직히 표현하지 않는다. 그러면 쌓인 분노를 수동적 공격의 형태로 간접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보통 아래의 방법들을 사용한다.
① 일부러 입을 닫고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피곤해’라고 언짢은 듯이 투덜댄다. 상대의 말에 일부러 공감하지 않고 ‘바른 말’을 한다고 포장한 채 상대의 화를 돋우고 자신은 우월감을 얻으려 한다. 상대에게 짜증을 유발시켜 자신이 원하는 반응(싸움)을 은근슬쩍 끌어내려고 한다.
② 자기 욕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부인하면서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가령, 전혀 잘되고 있지 않은 일에도 ‘다 잘되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합리화한다.
③ 자기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상황은 스스로 이해하고 있으나, 입을 닫은 채 가만히 있어도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가만히 있다가, ‘결국은 ~해주지 않는다’며 불평을 쏟아낸다. 이들은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고 원망을 품고 있지만 정작 솔직하고 분명하게 말하지 못한다. 이 경우, 간접적으로 원망과 괴로움, 분노를 미묘한 형태로 표출하면서 자신은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유지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분노는 배설물 같은 감정이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분노를 발산하는 유일한 수단인 수동적 공격만 집요하게 반복하더라도 결국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주변 사람에게 교묘하게 상처를 입히고 그 행동으로 기쁨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결국은 눈치채기 때문이다.
분노 공포증 해결 방법 1. 좋은 사람으로 살려고 하지 말라.
분노 공포증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화내지 않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욕망이다. 절대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 모든 일이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 마음이 공허하고 마음 속에 어두운 무언가가 있음을 알아차리더라도 철저히 감춘다. 게다가 주변의 평가가 나빠질 것을 두려워해 괴로워도 거절을 잘하지 못한다. 냉담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봐 전화 통화를 억지로 오랫동안 정중하게 받아준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지키기 위해 만사에 핑계를 늘어놓을 수도 있다. 상대의 전화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음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식이다. 이렇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강박관념이 있으면 솔직해질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 입힐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솔직한 말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 이미지의 붕괴’를 두려워한 나머지, 이별 통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슬슬 거리를 두기만 한다. 상처주기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냉정한 사람, 배신자라고 비난당할 것이 두려운 것일 수 있다.
분노 공포증 해결 방법 2. 귀찮아하지 말고 제대로 전달하라.
인간은 본래 상실을 경험할 때 자연스레 분노를 느낀다. 나이가 들수록 화를 벌컥 내는 노인은 노화에 따라 체력이 약해지면서 예전에 할 수 있었던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생은 무언가를 상실하는 일의 연속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분노하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분노 자체가 아니라 분노에 대처하는 태도이다. 분노를 드러내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스스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과 타인이 자신에게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해 어떻게든 잠재우려고만 한다.
이는 대부분 분노를 억누르고 화내지 않는 사람이 좋은 사람, 인격자로 대우받는 사회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 화내지 않고 관대함을 과시하는 사람은 겉치레를 중시하고 화낼 용기가 없는 겁쟁이이다. 즉, 분노 공포증은 허영심, 나태, 공포에서 비롯된 증상이다. 특히 부모가 분노 공포증이 있으면, 아이가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게 막고 아이에게 비난과 거절의 신호를 강하게 보낼 수 있다. 그러면 어릴 때는 괜찮아 보이더라도 나중에 커서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생하거나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아이 또한 분노 공포증을 가지게 된다.
언젠가 터질 분노를 쌓아두기보다 용기를 내 직면해서 일단은 분노를 드러내자. 이것이 시작이다. 분노를 드러낸다 해도 큰일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화내는 기술
①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정확히 말한다.
분노를 전달하고 상황을 개선하려 할 때 핵심은 분노를 나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상대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를 명확하게, 그리고 예의 바르게 말해야 한다. 상대를 모욕하거나 위협하면 안된다. 싸움을 걸기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니고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분노를 표현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② 상대의 입장을 고려한다.
1번을 한 다음에는 상대가 내 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그 후 상대가 필요로 하고 바라는 것을 물어본다. 상대방이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하고 있다고 느끼면 문제 해결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로의 불만을 솔직한 감정으로 이야기할 때 비로소 해결책이 보이는 법이다.
③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포기가 필요하다면 포기한다.
양쪽 모두 요구 사항과 불만을 전달했다면, 이를 토대로 절충점을 찾는다. 이때 내가 원하는 결과를 반드시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용기를 내고 시간을 들여 의논을 하고서도 때로는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상대가 완고해 내 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절충점을 찾기가 불가능하다. 이때는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포기해야 한다. 화내는 기술의 핵심은 폭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포기하더라도, 분노를 꾹 참고 마음 속에 쌓아두는 것보다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이롭다. 그리고 단념도 쉽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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