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양극성 장애의 종류와 특징, 진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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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및 뇌과학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의 종류와 특징, 진단 기준

by 리리의 책과 삶 2022. 12. 8.


‘때로 우리는 일련의 신체적·정서적·대인적 증상을 오랜 시간 겪어서
그것들이 증상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너무 익숙해져서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저리 핸슨 세비츠-

기분 장애란?

기분 장애 mood disorder란 정신질환의 한 종류로, 주요 우울장애와 양극성 장애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질병들은 치료 가능한 뇌의 상태이며 내적 자아의 한 부분인 기분 또는 마음 상태에 발생한 장애다.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는 동일한 임상적 특징을 공유하기 때문에 ‘기분 장애’라는 범주로 함께 묶을 수 있다.

주요 우울 장애란?

우울증은 사고와 감정, 행동 등 삶의 다른 영역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대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만,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 병의 재발과 완화란, 정해지지 않은 주기를 두고 ‘삽화’ episode라고 불리는 증상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우울 삽화는 몇 주에서 몇 달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증상의 심한 정도와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삽화가 한 번 또는 몇 번만 나타났다가 오랫동안 증상이 없기도 하다. 따라서 삽화의 지속기간이나 양상을 예측하기 불가능하다.
우울증은 현실적으로 시간에 따라 기분이 좋았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한다. 이는 기분장애가 없는 이들이 가끔씩 기분이 저조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정도가 이들보다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우울증의 원인 환경과 유전의 조합

우울증은 뇌 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생긴다. 이 화학물질은 뇌세포인 뉴런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을 돕는다. 신경전달물질은 뇌 전 영역에 걸쳐 활동하며 감정과 행동을 관장하는 부위에도 영향을 준다. 민감한 사람이 특정한 외부 사건을 경험하면 뇌에서 화학적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외부 사건에는 사람들, 생각들, 몸 안이든 밖이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해당한다. 큰 상실이나 질병, 만성적인 스트레스, 갱년기나 산후 호르몬 변화, 약물, 수면장애 같은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자녀의 탄생이나 이사 같은 긍정적인 스트레스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민감한 사람이란 어떤 의미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유전자 중 15개가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유전자는 11개다. 유전자란 세포의 염색체를 만들어내는 분자들의 특정한 배열(DNA 염기순서)이며, 신체가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두뇌나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도록 지시한다. 인간은 부모 각자에게서 이 유전자를 절반씩 물려받는다. 그래서 유전적으로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을 만나면 뇌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특정 유전자의 작용을 변화시킨다. 유전자의 작용이 바뀌면 뇌세포들의 신경망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우울증은 전적으로 유전되는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사건 때문에 생기는 것도 아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취약한 시기에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할 때 두 요소가 맞물려 생긴다.

우울증 증상

우울증은 하루쯤 ‘기분이 울적한 것’이 아니다. 슬픈 기분을 한참 넘어, 깊은 절망감과 함께 신체적, 정서적으로 고통을 느낀다. 삶을 영위하고 즐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삶의 어두운 모습들만 눈에 들어오며, 희망이 없다. 주변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주로 짜증을 낸다. 의욕이 사라지고 대화와 잡담을 나누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이 둔해지고 집중하기 어렵다. 학교와 일터가 괴롭다. 손에 잡힌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워 몇 시간씩 그저 손 놓고 있다. 머릿속 생각들은 대개 부정적이고 왜곡돼 있지만 스스로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인다. 생각이 두서없이 떠오르고, 가끔은 죽음이 안식을 가져다 주리라 믿는다.

우울증 진단 기준

주요우울장애는 슬프거나 우울한 느낌과 함께 활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 특징적이다.
미국정신의학회(APA)의 우울증 진단 기준에 따르면, 아래 증상 중 5개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돼야 한다. (이 증상 중에서 우울감 지속 또는 흥미 저하가 1개 이상 꼭 포함돼야 한다.)
① 거의 하루 종일 슬프거나, 짜증나거나, 우울한 기분
② 대부분의 활동에 흥미나 즐거움 저하
③ 수면 변화 : 과다수면, 불면 또는 너무 일찍 깸
④ 의도하지 않은 체중 증가 또는 감소
⑤ 활력 상실
⑥ 사고력 또는 집중력 저하
⑦ 초조함 또는 신체적으로 느려지는 느낌
⑧ 무가치감, 좌절감, 죄책감
⑨ 죽음과 자살에 대한 생각

우울증 종류

여성 우울증

난소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생애주기에 걸쳐 변화할 때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월경이 시작되기 직전에 나타나는 것은 월경전증후군(PMS)이라고 부른다. 월경전증후군은 신체적, 정신적, 행동적으로 나타나는 장애로 월경이 시작되기 1~2주 전부터 시작해 월경이 시작하면 끝난다. 분노, 불안, 우울, 짜증, 집중력 저하, 부종, 유방 압통, 피로감,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과민성이 더 심한 경우 월경성 불쾌장애(PMDD)라고 부른다. 월경성 불쾌장애는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세포가 성호르몬에 반응하는 방식에 기본적인 차이가 있고, 여성 스스로가 불쾌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다.
임신 중 또는 출산 후 성호르몬에 급격한 변화가 생겨서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산후우울증이라 부른다. 증상은 가끔씩 눈물이 나고 슬픈 정도로 약할 수도 있고 깊고 심할게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아기를 비롯해 가족 전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폐경기에도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난소의 기능이 줄면서 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다. 피로,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 열감, 식은땀, 감정기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경은 평균 47세 전후로 시작돼 4~8년간 지속된다. 흔히들 말하는 갱년기는 폐경기 시작 전 3~5년부터 에스트로겐 분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50대에 접어들어 월경이 완전히 끝나는 완경기까지 우울증을 겪기도 하지만, 대부분 폐경기를 지나면 우울 삽화의 빈도가 줄거나 완전히 사라진다.

남성 우울증

남성은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나타나도 여성과 비슷한 정도로 슬픔, 눈물, 절망감을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짜증이나 불안을 경험한다. 우울할 때 슬프거나 눈물이 많아지기보다 짜증이나 심술이 난다. 사소한 문제에도 화가 치밀고 다른 사람에게 실망한다. 도박이나 음주, 약물, 과도한 성행동 등의 위험한 행동으로 고통을 둔하게 만들려 한다. 아니면 우울증 신호로 일에 지나치게 몰두할 수도 있지만, 성과는 별로 좋지 않다.
남성은 사회적 압력, 문화적 특성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 그래서 감정을 덮어두다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으로 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더 경험한다고 생각돼 왔지만, 이 수치는 남성들의 우울증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서일 수 있다.

청소년기 우울증

청소년은 신체 발달로 인한 호르몬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학교나 또래, 자신에 대해서 압박을 많이 느낀다. 기분 장애 가족력이 있거나 초기 아동기에 트라우마가 있다면 우울증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다음의 조건들이 있을 때 청소년기 우울증을 겪기 쉽다.
①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 (비만, 심한 여드름, 또래 문제, 괴롭힘, 학업 등)
② 폭력 피해자 또는 목격자로서의 경험
③ 학습장애나 신체장애 – 내가 또래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경험하는 모든 것
④ 성격 특질 – 낮은 자존감, 지나친 의존성, 자기비판, 비관적
⑤ 지지받지 못하는 환경 속 젠더 정체성 (동성애)
⑥ 우울증, 자살, 양극성 장애의 가족력
⑦ 갈등이 심한 역기능적 가족 환경
⑧ 스트레스가 심한 주거 환경
⑨ 이사, 전학, 이혼, 질병, 죽음 등의 스트레스 사건

노년기 우울증

우울증은 노년층에 매우 흔하다. 자신의 건강 문제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자연스레 경험하기 때문이다. 노년기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의 자연스러운 애도 반응과 우울증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둘 다 감정적으로 슬프고 일반적인 활동을 이어나가지만, 우울증은 끊임없는 부정적 사고와 무가치감, 낮은 자존감 같은 증상들이 동반된다. 우울증과 치매가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우울증과 치매가 서로 연관돼 나타날 수도 있다. 우울증은 집중력 문제가 나타나는 반면 치매는 단기기억에 문제가 생긴다.

양극성 장애란?

조울증이라고 불리는 양극성 장애는, 기분에 뚜렷한 변동이 생기는 뇌 질환이다.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평생에 걸쳐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며, 뇌의 뉴런들의 연결망에 기능장애가 생겨 발생한다.

양극성 장애 증상

양극성 장애의 증상들은 우울증과 매우 비슷해 처음에는 둘 사이의 차이점을 분간하기 어렵다. 양극성 장애의 증상은 전형적으로 10대 후반이나 성인기 초기에 나타나지만, 일부는 아동기부터 생긴다. 극단적으로 고양된 기분이나 과민함(조증 또는 경조증)이 주기적인 우울 삽화와 번갈아서 나타난다. 삽화가 나타나는 주기는 사람마다 다르며, 보통은 조증 시기보다 우울기가 더 오래 지속된다.
우울기에는 친구들과 가족에게서 멀어지거나 사람들과 함께 지내기에 지나치게 예민해진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맡은 일을 처리하기 힘들다. 우울증 증상처럼 하루가 길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증이나 경조증이 나타나면 머릿속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느낌이다. 생각과 말이 한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다른 주제로 건너뛴다. 지나치게 혼란스럽고 산만해서 당시에는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한 가지 일을 제대로 끝마치기 어렵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원대한 꿈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여러 일을 한 번에 시작했다가 하나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단한다. 잠을 별로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고 기운이 넘친다.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고, 과도한 쇼핑, 과속, 위험한 성행위를 하기도 한다. 지나친 충동으로 선택을 그르치고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상황을 만든다.

양극성 장애 진단 기준

우선, 현재 조증 삽화를 경험하고 있거나, 과거에 조증 삽화를 경험한 적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일주일 이상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로 과민하거나 고양된 반응을 경험하고, 아래 증상 중 3개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① 과장된 자아개념 또는 거대자신감
② 목표지향적 활동의 증가 또는 정신운동성 초조 상태 (목적 없는 과다활동)
③ 수면 욕구 감소
④ 사고 비약
⑤ 주의산만, 집중력 감소
⑥ 병적 수다, 평소보다 말이 많아짐
⑦ 위험한 행동 (과도한 소비, 충동적인 성행위 등)

양극성 장애 종류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고양되는 강도와 지속기간에 따라서 양극성 장애 1형, 양극성 장애 2형, 양극성 스펙트럼, 혼합형으로 분류한다.
① 양극성 장애 1형 – 조증과 우울 삽화를 겪고, 전체 시간 중 30%는 우울기, 10%는 조증기에 빠져 보낸다.
② 양극성 장애 2형 – 경조증 삽화와 길게 지속되는 우울 삽화를 겪는다. 전체 시간 중 50%는 우울기, 1%는 경조증 또는 조증이 나타난다.
③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 – 1형과 2형의 중간에 해당한다.
④ 혼합형 – 우울증과 조증, 경조증이 뒤섞여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다.


출처 : 기분을 관리하면 당신도 잘 살 수 있습니다. (수전 J.누난 /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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