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브레인-집중력을 빼앗긴 시대와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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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및 뇌과학

인스타 브레인-집중력을 빼앗긴 시대와 우울증

by 리리의 책과 삶 2022. 12. 15.

도서 리뷰 :
인스타 브레인 (안데르스 한센 / 동양북스)


우리가 휴대폰에 중독되는 이유 – 도파민

뇌내 전달 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도파민의 우리의 ‘엔진’이다. 예를 들어 눈 앞에 놓인 음식을 보면 도파민이 분비돼 먹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먹고 나서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맛있다는 느낌이 든다.
도파민은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해온 뇌의 중요한 보상 시스템이다. 생존에 유리한 행동과 유전자를 후세에 물려주는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집단생활이 생존에 유리했던 인간은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 도파민이 분비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휴대폰 사용도 같은 기제를 활성화시킨다. 누군가로부터 메시지를 받으면 도파민 수치가 높아져 계속 휴대폰을 보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멀티태스킹과 두뇌 능력의 관계

사람들의 생활패턴이 디지털 생활 방식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은 점점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멀티태스킹이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려는 행동을 말한다. 실험 결과, 피험자의 50%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수행하려고 했지만, 절반은 공부하면서 동시에 인터넷 서핑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은 집중력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걸러내는 실험에서 마치 정신이 딴데 팔린 사람처럼 제대로 정보를 걸러내지 못했다. 암기 실험에서도 기억력이 더 떨어졌다. 심지어 이들이 스스로 잘한다고 믿는,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옮겨가는 멀티태스킹 능력조차도 떨어졌다.

뇌는 상당히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지만, 집중력은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는, 사실 여러 과제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만 있는 것이다. 뇌는 처리 중인 대상을 10여 초 만에 바꿀 수 있지만, 주의력은 여전히 조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에 머물러 있다. 이메일 쓰기로 초점을 돌려도 정신적 대역폭(mental bandwidth)의 일부는 여전히 강의 듣기에 남겨져 있다. 이렇게 뇌가 다음 작업으로 넘어간 후에도 주의력이 바로 따라오지 못하고 조금 전까지 하던 일에 머물러 있는 현상을 가리켜 주의 잔류물(attention residue)이라고 한다. ‘주의 잔류물’은 소피 리로이(Sophie Leroy)가 제시한 개념으로, 활동이 끝난 뒤에도 주의력이 여기에 남아있게 되므로 우리 뇌는 한 가지 활동에 실제 활동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초점을 바꾼 후 다른 업무에 100% 집중하기까지는 수 분이 걸린다.

멀티태스킹도 도파민 때문이다.

효율 면에서 보자면, 뇌는 우리가 멀티태스킹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멀티태스킹을 할 때 도파민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 스스로 기능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우리에게 부추기는 것이다.
이곳저곳으로 주의가 분산될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인류의 선조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을 항상 경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눈앞에 튀어나오는 모든 자극에 재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뇌는 여기에 맞춰서 진화했다. 그 결과 멀티태스킹을 해서 집중력이 흩트러질 때, 뇌는 우리에게 도파민이라는 보상을 제공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휴대폰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흩트러진다.

휴대전화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주의력을 쉽게 빼앗기는 대상이다. 일하는 중간중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 되었다. 실험 결과,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의가 분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을 하면서 한 그룹은 무음으로 바꾼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있었고 다른 그룹은 휴대전화를 다른 방에 두었다. 결과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그룹의 성과가 더 나빴다. 또 다른 실험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눈앞에 놓고 작업을 수행한 경우와 노트를 놔두고 작업을 한 경우에서도 휴대전화가 눈앞에 놓여 있던 그룹의 성적이 더 낮게 나왔다. 즉, 우리가 휴대폰의 존재를 단순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유효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우리 뇌는 무의식 중에도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매력을 인지하고 있어서 이를 무시하기 위해 정신적 대역폭을 사용해야 한다.
뭔가를 무시하는 것은 뇌가 의식적으로 힘을 써야 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뇌는 휴대폰을 보라는 신호를 보내며 도파민을 방출하고, 우리는 이를 무시하기 위해 또 다른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이렇게 뇌가 보내는 휴대전화의 유혹에 맞서는 동안 다른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감소한다. 집중력 테스트를 하는 실험에서. 중간에 메시지나 전화를 받은 그룹은 심지어 메시지를 확인하지도 않았고 전화를 받지 않았음에도 연락을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3배나 많이 틀렸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 우울증

한 실험에서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피실험자들은 10분 만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아졌다. 뇌가 투쟁-도피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두드러졌다. 휴대전화는 10분에 한 번 꼴로 도파민을 방출하는 주사기와 같다. 그래서 휴대전화가 사라지면 뇌는 생존에 필요한 뭔가가 사라졌다고 받아들여 강렬한 불안감과 함께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그런데 우리는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할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20대 4천 명을 1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를 빈번하게 사용한 사람들은 심리적인 문제를 겪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흔했다. 여러 연구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은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구자들이 1,000여 명을 추적한 결과, 휴대전화 의존도와 우울증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관찰되었으며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는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대학생들이 더 외로움을 탔으며, 자신감도 떨어지고 우울한 경우가 많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극도로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NS를 많이 사용할수록 우울한 이유

우리는 SNS를 이용해 20억 명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SNS를 사용한다고 해서 더 사회적인 인간이 되지는 않는다. 미국인 2천 명을 관찰한 결과 SNS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외로움을 더 많이 느꼈다. 또 다른 조사에서 5천 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사람을 만나는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삶의 질이 높아졌고 외로움도 덜 느꼈다. SNS는 실제로 만나는 사회적 관계를 절대로 대신할 수 없다. 또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드는 SNS 특성상, SNS를 많이 사용할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고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 자신보다 뛰어나거나 더 성공한 사람들의 정보가 SNS를 통해서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10대와 20대 절반 이상이 인스타그램 등 SNS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외모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을 5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SNS 사용 시간이 길수록 행복도가 낮아졌다.

청소년 우울증의 폭발적 증가

몇 년에 걸친 연구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사실은, 10대가 디스플레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우울감 등의 정신 문제가 커진다는 것이다. 각종 디스플레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10시간이 넘는 아이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꼈다. SNS와 인터넷, 유튜브, 컴퓨터 게임 등이 모두 기분 저하와 연관돼 있었다. 스크린 타임이 하루 2시간을 초과할 경우 우울증 위험이 커졌으며 스크린 타임이 길어질수록 위험성도 더 높아졌다. 아동과 청소년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에 7시간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그룹은 스크린 타임을 조절한 그룹에 비해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하루에 7시간은 학교에 있는 시간과 식사 시간을 뺀 대부분의 시간을 다 쓴다는 의미다. 여기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전체의 20%에 달했다. 오늘날 청소년의 평균 기기 사용시간은 3~4시간 정도다. 스크린 타임을 줄여 기분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에 1시간 정도로 사용시간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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