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을 빼려고 마음먹는 순간, 다이어트는 이미 실패한 것이다.
살을 빼려고 의도적으로 적게 먹는 다이어트는 장기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며 오히려 의도치 않은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신경과학적으로 이미 많이 나와있다. 연구에 따르면, 어떤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해도 빠졌던 살은 몇 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뺀 것보다 더 찌는 경우도 흔하다. 많은 사람이 식욕을 조절하지 않으면 살이 찌고 병들어 일찍 죽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완전히 반대다. 다이어트를 하면 배고픔을 인지하는 뇌 기능이 손상돼 감정적 식사와 식품 산업의 상술에 취약해지며,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살이 더 찌고 건강이 나빠진다.
뇌가 체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이해하면 뇌의 체중 조절 시스템과 싸우지 않으면서도 이 시스템을 이용해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 적절한 양의 수면이 필요하듯, 몸에는 사람마다 필요하고 유지해야 하는 체중 범위가 있다. 즉, 뇌는 강력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체중을 특정 범위로 유지하려 한다. 뇌의 시스템은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며, 식욕과 활동 수준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근육이 태우는 에너지양도 조절해서 신진대사를 바꾼다.
체중 감량에 집착한다고 해서 살이 빠지거나 건강해지지 않는다. 이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다이어트에 실패한 원인은 우리가 나약해서가 아니었다. 뇌가 제대로 작동했던 것 뿐이다.
뇌의 목표는 두 개다. 항상 체중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너무 많이 줄어들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사실 굉장히 합리적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기아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였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고열량의 음식이 넘쳐나는 환경은 뇌에게 익숙하지 않다.
다이어트와 요요는 1+1 세트 상품이다.
체중을 많이 감량하는 데 성공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결국은 원래 체중으로 돌아간다. 이는 다이어터들이 게으르거나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범인은 체중 감량에 저항하려는 뇌다.
뇌는 항상 일정한 범위에서 체중을 유지하려고 한다. 뇌의 체중 유지 범위 defended weight range 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는 하지만, 이 범위를 내리는 것은 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래서 애초에 이 범위가 올라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 낫다. 뇌가 목표로 삼는 '체중 유지점' Set point은 한 지점이 아니고 4.5~7kg 정도의 구간이다. 이 범위 안에서는 생활 습관만 조절해도 쉽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하지만 뇌의 목표 체중 아래로 살을 빼기는 굉장히 어렵다. 일시적으로 체중이 많이 불어나 유지 범위를 넘더라도, 찐 살을 오래 내버려두지 않는다면 보통은 원래 체중으로 금새 돌아온다.
안타깝게도 뇌는 정상 체중과 비만 체중을 구분하지 못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뇌가 그 체중이 '적당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이 정상 체중으로 몸무게를 줄이려고 하면, 뇌는 굶주림을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어떻게든 정상 체중으로 돌리려고 애쓴다.
뇌의 체중 조절기는 '시상하부'에 있다. 시상하부는 섹스, 수면, 체온, 식욕, 목마름 등 본능적인 욕구와 관련된 몸의 기본 기능을 조절한다. 시상하부는 체내에서 일어나는 지방 저장, 혈당, 영양소 공급 등의 신호를 전달받아 배고픔, 활동량, 신진대사 정도를 조절해 체중을 목표 범위로 맞춘다.
'시상하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다.
몸의 유지 범위보다 낮은 체중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신진대사가 저하된다. 나른하고 체온이 떨어지고, 춥고, 활동량이 줄어든다. 뇌는 다리 떨기 같은 무의식적인 행동도 줄여서 어떻게든 에너지를 아끼려고 한다.
내 몸에 적당한 체중 범위를 파악하려면?
배고프지 않은데도 뭔가를 먹거나 폭식을 자주하는 사람은 체중이 몸의 적정 유지 범위보다 높다. 반대로 자주 배고픈 상태이거나 체온이 낮은 사람은 체중이 유지 범위보다 낮다. 특별히 식이 제한을 하지 않고 배고플 때만 먹고 배가 차면 바로 숟가락을 내려놓는 습관을 유지하면 내 몸에 맞는 체중 유지 범위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습관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유지하면 뇌가 의도하는 범위 안에서 체중이 저절로 안정된다.
다이어트 성공담을 믿지 말라.
의도적으로 살을 빼려 노력하는 다이어트로는 역설적이게도 살을 뺄 수 없다. 다이어트에 관련된 모든 문제는 체중 유지 범위를 바꾸기 굉장히 어렵다는 데서 생긴다. 다이어트로는 체중 유지 범위를 낮출 수 없다. 만약 다이어트로 체중 유지 범위가 낮아진다면, 빠진 체중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몸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이 결국 요요를 겪어 체중이 원래대로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에서 감량한 체중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끊임없이 칼로리를 계산하고 매일 운동하며 평생 다이어트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이는 유지하기 너무 힘든 일인데다, 시간과 노력이 드는 다른 목표들은 포기해야 한다.
그러니 평생 다이어트를 할 자신이 없다면, 다이어트로 살을 빼는 방법은 그만둬야 한다.
뇌의 체중 유지 범위는 계속 올라간다. 왜일까?
뇌의 체중 유지 범위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일년에 약 0.5킬로그램씩 올라간다.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찌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다. 물론 체중 범위가 점점 높아져 살이 찐다고해서 건강이 나빠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 체중 범위가 점점 올라가는 주된 이유는 '렙틴 저항성' Leptin Resistance이다. 즉, 뇌에게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인 렙틴에 대한 신경 반응이 약해지는 것이다. 렙틴 저항성은 모든 비만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렙틴 저항성이 생기면 혈중에 이미 렙틴이 많아도 뇌가 그 신호를 알아듣지 못한다. 이는 제2형 당뇨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 '과 원리가 비슷하다. 렙틴 저항성은 비만의 결과로 생길뿐 아니라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렙틴 저항성의 원인은 시상하부의 뉴런에 손상을 일으키는 '세포 염증 반응'이다. 이는 국소적인 면역 반응으로, 생리적 불균형 때문에 발생한다. 염증이 생긴 동물은 과식을 하면서 식이성 비만에 취약해진다. 염증은 뇌의 체중 유지 범위를 올려서 지방이 체내에 더 많이 저장되게 하고, 또다시 체중 범위를 올리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자가 먹고 싶은 이유
다이어트나 몸에 대한 불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더 살이 찐다.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폭식하고 단 음식을 찾게 된다. 왜일까?
보통 저체중이거나 정상 체중 하단에 있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이 빠지지만, 정상 체중 상단에 있거나 과체중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살이 더 찐다. 뇌는 스트레스를 '굶주림'으로 인식한다. 의식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는 중이더라도 몸에게 다이어트는 '굶주림'이다. 굶주린 상황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와 똑같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 배고픈 느낌이 커지고 포만감 신호에는 둔감해진다. 결과적으로 더 먹게 되고 체중이 늘어난다. 이 사이클은 특히 음식을 의식적으로 통제하며 먹는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진다. 항상 음식 섭취에 신경쓰는 사람은 직관적으로 먹는 사람에 비해 항상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다. 통제하며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을 조사해보면 텔로미어 길이가 짧다. 이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다양한 대사 장애로 세포 노화가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굶지말고 운동하라.
다행히 운동으로 이 염색체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도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지 않는다. 운동은 체내 염증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평균치보다 염증이 많은 비만인가 노인에게 운동은 특히 효과가 좋다. 염증은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찌는 주요 요인 중 하나기 때문이다. 운동은 뇌의 목표 제충 범위를 높이는 시상하부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내장 지방이 줄어들고 근육에서는 항염증 물질이 생성된다. 스트레스 받은 몸을 위한 최고의 약은 운동이다.
건강한 습관이 체중보다 중요하다.
생활 습관은 인간을 위협하는 대부분의 질병과 관련되어 있다. 체중과 상관없이 네 가지 생활 습관만을 기준으로 향후 14년간의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다. 네 가지는 바로 금연, 한 달에 최소 12회 이상 운동, 과일이나 야채 하루 5회 섭취, 적은 양의 음주 (여성은 하루 0~1잔, 남성은 0~2잔까지)이다. 이 네 가지 습관 중 하나도 지키지 않는 사람 중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7배 높았으며 과체중인 사람은 4배 높았다. 반면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은 체중이 사망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위의 네 개 중 2~4개의 습관을 지키는 사랆은 어떤 체중이든 사망률이 비슷하게 나왔다.
건강에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이지 비만도가 아니다. 다이어트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은 감량하는 체중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비만과 싸우려 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삼자. 그러면 보기 좋은 체형은 결과적으로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출처 :
다이어트는 왜 우리는 살찌게 하는가 (샌드라 아모트 / 포레스트북스)

# 도서 리뷰 문의 : haileyn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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