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아늑한 집을 만드는 팁
자극이 적절한 공간이 이상적이다.
인간은 적당한 자극을 즐긴다. 우리가 머무는 공간에는 다양한 자극이 존재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자극과 지나치게 적은 자극은 모두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극 과잉'과 '자극 결핍'이라고 부른다. 중간 정도의 자극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는 집을 꾸밀 때도 마찬가지여서 너무 과한 것도 좋지 않고 너무 휑한 것도 좋지 않다.
보통 물건이 지나치게 없는 집보다 지나치게 많은 집이 훨씬 많다. 집이 비좁아 보일 정도로 자극이 과한 공간에서는 정신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외부의 혼돈은 내부의 혼돈을 야기한다. 정신없고 어질러진 공간을 신경 쓰지 않기 위해서 뇌는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과한 것보다는 모자란 것이 좋다. 공간에 여백을 남겨두자.
그러려면 당연히 '잘 버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내 행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물건과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먼저 구분하라. 그리고 필요 없는 물건은 확실히 처분하는 것이 좋다. 직접 버리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보자.
집 안에 빛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이는 모든 집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어두운 구석이나 복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집에는 빛이 부족하다. 조명이 너무 적고 빛이 약하거나 차가운 색상이면 왠지 모르게 집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독서등, 스탠드, 보조 조명 등을 적극적으로 활요해서 공간에 빛을 더하는 것이 좋다. 보조 조명이 있고 없고에 따라 일이 한결 수월해지기도 하며 집이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고 실내 분위기도 달라진다. 특히 어두침침한 구석에 조명을 두면 방이 훨씬 크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방의 용도를 자유롭게 바꿔라.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가면 집을 설계할 때 의도한 기능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큰 방은 안방으로, 부엌 옆은 거실로 쓰는 식이다. 하지만 인생에 변화가 생기거나 주거 문제가 있을 때는 방의 용도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원래 설계된 용도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내 생활 패턴에 맞게 바꿔보자.
콘센트 위치를 무시하자.
콘센트의 위치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가구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TV나 냉장고, 컴퓨터 등이 대표적이다. 건축가의 의도에 맞게 가구를 놓다보면 정작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한 경우가 생긴다. 콘센트 위치를 고려하지 말고 주요 가구를 배치해보자. 예를 들어 거실에서 소파를 놓기 가장 편안하고 좋은 자리를 골라 먼저 배치하고 나머지 가구들을 소파에 맞춰서 놓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인간의 주거 욕구 6가지를 알면 내 집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알 수 있다.
인간의 주거 욕구는 크게 6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안전, 휴식, 공동체, 자기표현, 환경 구성, 심미적 욕구이다. 각각의 욕구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6가지 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욕구를 명확히 알면 공간을 어떻게 꾸며야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낄지 알 수 있다.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한 조건은 '자신의 주거 공간에 동화되는 것'이다. 주거 공간에 동화되려면 자신의 주거 욕구를 잘 알아야 한다. 주거 욕구를 바탕으로 공간을 꾸미면 결과적으로 그 공간에 애착을 갖게 된다.
집은 정체성의 일부를 형성한다.
어린 시절에 살던 집이든 성인이 되어 구한 집이든 모든 주거 공간에는 우리의 추억이 담겨 있다. 개인의 인격과 자아는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경험에는 늘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은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소에 애착을 느낀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장소 애착'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장소에 애착을 느끼고 여러 곳을 좋아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자신이 사는 지역과 집에 애착을 느낀다. 나아가 집은 애착과 기억을 바탕으로 우리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이를 '장소 정체성'이라고 한다.
지리학자 에드워드 렐프는
“사람은 곧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이고, 장소는 곧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라고 말했다.
집이 자아 정체성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왜 이사가 우리에게 그토록 큰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사에 관해서는 두 부류가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기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러 새로운 집이나 지역을 찾아서 이사를 다니는 사람도 있다. 이사는 인생의 새출발과도 비슷해서 집이 바뀌면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이사간 후에도 예전 집과 완전히 분리되지 못해서 새 집에 쉽게 정을 붙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공간을 꾸미는 것보다 내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인의 정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은 나의 욕구를 표현하고 실현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순히 다른 사람들의 집을 보고 따라하기 보다는 내가 어떤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은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내 욕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공간에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어 있다. 어떤 가구를 들일지는 순전히 취향의 문제라서, 인테리어 스타일은 삶의 만족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인테리어나 가구 고민보다는 내가 아늑한 휴식 공간을 원하는지, 사람들을 초대해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소를 원하는지, 창의적으로 공간을 디자인해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심미적인 집을 원하는지 등의 주거 욕구를 먼저 구체화해야 한다.
공간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잘못 만들어진 환경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뿐 아니라 활동 수준에도 영향을 준다. 즉, 공간이 긴장이나 이완, 흥분 또는 편안한 상태를 만든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주변 환경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 식물과 자연이 우리에게 평온함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환경에 계속 머무르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1) 어떤 관점에서든지 최적의 공간으로 구성되지 않은 경우, 공간은 우리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기분을 침체시키거나 신체를 과도하게 활성화 또는 저하시킨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2) 부적절하게 구성된 공간은 에너지를 빼앗아간다. 그런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서 신체적, 심리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집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 주기는커녕 더욱 지치게 만든다.
3) 공간은 업무 능력, 나아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에서, 공원이 보이는 병실에 있던 환자들이 건물만 보이는 병실에 있던 환자보다 회복 속도도 빠르고 약 복욕량도 적었다.
4)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아이들의 신체 활동이나 행동 양식, 놀이 태도 등은 주변 공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5)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정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낄수록 사회적 관계도 원만하고 타인과의 갈등도 적다. 반대로 불편함을 느낄수록 타인과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좁은 주거 공간은 구성원 간의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개인 공간을 지키기 힘들고 편안히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간에 거부적인 태도를 자주 보이게 된다.
지금 사는 집에 불만이 있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등으로 돈을 쓰면 많은 돈을 쓰고도 나중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내 주거 욕구를 먼저 파악하고 공간에 동화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나만의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출처 :
공간의 심리학 (바바라 페어팔 / 동양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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