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지방과 함께 3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탄수화물'은 호흡, 체온 유지, 심장 활동을 비롯해 일상의 모든 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필수 영양소이다.
탄수화물은 본래 '당질'과 '식이섬유'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었지만, 현재는 소화 흡수되지 않는 식이섬유는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6대 영양소로 분리시키고 탄수화물은 당질만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탄수화물은 크게 두 종류, '복합 탄수화물'과 '단순 탄수화물'로 나뉜다.
여기서 '단순 탄수화물'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제거된 순수 탄수화물을 말한다. 이들은 포도당, 과당, 자당(설탕)같은 작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고 단순한 구조여서 중독성이 있다. 단순 탄수화물만 단독으로 섭취하면 흡수가 빨라 순식간에 혈당이 180mg/㎗ 이상으로 급격하게 치솟는다. 이러한 이유로 탄수화물이 나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반면 정제하지 않은 복합 탄수화물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주로 현미를 비롯한 통곡물과 콩류, 감자나 고구마 등이 여기 속하며 중독성이 없다. 풍부한 식이섬유, 항산화 물질 덕에 포도당이 천천히 소화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다. 탄수화물이 무조건 비만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다. 탄수화물 종류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악질 탄수화물인 백미와 밀가루의 문제점
백미와 밀가루는 도정 과정에서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과 미네랄이 대부분 제거되어 전분만 남아 있다. 탄수화물이 일으키는 많은 문제는 이렇게 도정된 곡물이 가지는 특성 때문에 생긴다.
1) 고기보다 더한 산성 식품이다.
밀에는 강산성을 띄는 '황산'을 생성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홀리스틱 영양학에서는 밀을 고기보다 더 심각한 산성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황산은 자동차 배터리에도 쓰이는 강산성의 액체로 인체에 심한 손상을 일으킨다.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고 눈에 들어가면 실명을 일으킬 정도다. 밀가루를 먹으면 이 물질이 체내에서 생성된다.
산성 물질이 생기면 몸은 체내를 약알칼리성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를 어떻게든 중화시켜야 한다. 산성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미네랄인 칼슘이 필요하다. 따라서 산성 물질이 많이 생성될수록 체내 칼슘이 많이 소비되어 골다공증으로까지 이어진다.
2) 글루텐으로 인한 부작용
밀가루 부작용에서 글루텐이 빠질 수 없다. 밀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한 종류인 글루텐은 옥수수, 보리 등 다른 작물에도 들어 있지만,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이 특히 건강에 직접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현재 나오는 밀 품종은 과거에 먹던 밀을 유전적으로 변형시킨 것으로, 글루텐이 40배나 많이 들어 있다.
글루텐이 일으키는 질병은 셀리악병을 비롯해 빈혈, 철분 결핍, 갑상선 기능 저하, 골다공증 등 다양하다.
3) 혈당 조절 능력 악화
다른 영양소가 제거된 백미와 밀가루는 소화와 흡수 과정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난다. 포도당이 빠르게 소화되어 체내로 흡수되면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진다. 그러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췌장에서 과도하게 분비되고, 과도한 인슐린 때문에 혈당이 필요 이상으로 떨어져 저혈당 상태가 된다. 그러면 다시 혈당을 올리기 위해 몸은 단 것을 찾게 되고, 이때 만약 당분이 과한 음식을 먹으면 다시 혈당이 치솟는 악순환에 빠진다. 백미와 밀가루처럼 도정된 곡물은 중독성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4) 에너지 생산의 비효율
소화 흡수된 포도당은 혈류를 타고 전신을 순환하다가 세포 속으로 흡수되어 체내 에너지원인 ATP로 변환된다.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을 ATP로 변환시키려면 비타민과 미네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도정된 곡물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대부분 제거되어 있어서 이들만 먹을 경우 ATP 생성이 어려워진다. 게다가 ATP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도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포가 손상되고 에너지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체내 노폐물도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쌓여서 결국 냉증과 비만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이 생긴다.
5) 고혈당으로 인한 전신 염증
혈액 속에 당이 지나치게 많은 '고혈당' 상태에서는 남아도는 당이 자연스럽게 혈액 속 단백질과 결합해 '당화단백질'을 만든다. 당화단백질은 다시 여러 화학반응을 거쳐 AGEs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라 불리는 최종당화산물이 된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이 최종당화산물이 체내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밝혀졌다.
설탕이 일으키는 정신 문제
설탕과 관련된 충격적인 연구가 1980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이루어졌다. 소년원 재소자 8천 명을 대상으로 설탕을 많이 넣은 식단과 넣지 않은 식단을 나눠서 제공하자 설탕이 폭력성과 충동성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관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설탕 과다 섭취 → 혈당 수치 상승 → 인슐린 과다 분비 → 혈당 수치 하강 → 공격성 호르몬 아드레날린ㆍ노르아드레날린 과잉 분비 → 공격적ㆍ분노ㆍ초조 → 엇나감ㆍ왕따ㆍ학교폭력, 가정 폭력 → 자살
• 설탕 과다 섭취 →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 초래 → 불안ㆍ공포ㆍ우울증 → 사회생활 거부 → 외부와의 차단과 고립 → 무기력함 → 자살
기미와 잔주름도 설탕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미와 잔주름 역시 설탕 때문에 발생한 활성산소가 원인이다. 활성산소가 피부에 나타나면 '리포푸스틴'이라는 물질로 바뀌고 이것이 피부를 갈색으로 변화시켜 기미가 된다. 활성산소 때문에 피부가 파괴되면 주름이 나타난다.
설탕이 장내 유해균을 늘린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허리통증과 두통을 겪기도 한다.
설탕은 제조과정에서 열에 의해 인공적으로 포도당과 과당을 결합시켜 만들기 때문에 효소나 위산으로 쉽게 분해가 안된다. 따라서 말타아제나 아밀라아제가 대량으로 소비되며 위장과 대장, 소장에서 유해균의 먹이가 된다. 본래 균이 많지 않은 위나 소장에 설탕이 들어오면 순식간에 유해균의 수가 수만 단위로 증식해 위염과 위궤양까지 일으킨다. 대장에서도 유익균이 줄어드는 대신 유해균이 늘어나게 된다. 유해균이 증식하면 백혈구가 이들을 죽이면서 유해균과 백혈구 사체가 많이 생긴다. 이들 찌꺼기에서는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세포와 장기가 손상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출처 :
건강 서적 100권 한번에 읽기 (김영진 / 성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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