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노화를 가속화한다.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노화 과정이 빨라진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항생제는 장에 사는 수조 마리의 세균, 진균, 바이럿, 그외 미생물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을 급격하게 바꾸고 교란하기 때문이다. 현재 과학자와 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소화관 속의 미생물이 노화를 진두지휘한다고 생각한다.
동물은 노화할수록 장내 세균 구성이 바뀐다. 유해균이 점점 늘어나는 것인데, 이 변화는 혈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쳐서 혈관벽도 점점 딱딱해진다. 늙은 쥐의 장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병원성 세균이 젊은 쥐에 비해 더 많다.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단백질을 먹어도 병원성 세균이 이를 발효시키면 유익균이 발효할 때보다 트리메탈아민옥사이드 TMAO라는 유해 물질이 세 배 정도 많아진다. 과량의 트리메탈아민옥사이드는 혈관 벽을 딱딱하게 하고 심장 질환 위험도 높인다.
항생제를 투여해 늙은 쥐의 장내 미생물을 제거하면 쥐의 혈관이 더 유연해진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과학자들은 젊음의 열쇠가 장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 몸 속에 사는 세균은 1천 종이 넘고 39조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단순히 무임승차한 것이 아니다. 세균은 인간 그 자체다. 이들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하고 면역계가 활발히 움직이도록 도우며, 장이 감염되는 일을 막고, 환경 독소도 제거한다. 또 몸 전체와 의사소통하는 화학물질과 필수비타민도 만든다.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 - 기생충이 염증을 줄인다?
모든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은 대략 비슷하게 천 종 정도의 세균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정확한 구성 비율은 각 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젊고 건강하며 기능이 뛰어난 장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바로 장내 미생물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장내 유해균이 늘어나므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장 건강은 점차 나빠진다.
생명공학 과학자들은 장내 세균 구성을 보면 그 사람의 나이를 오차범위 네 살 이내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장은 토양과도 같다. 토양처럼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며, 다양한 세균과 진균들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함께 어울려 일하는 복합적인 혼합물이다. 우리 모두 몸 속에 토양을 일군다.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올바른 미생물 조합을 이루지 못하면 식물이 죽는 것처럼, 인간의 장도 미생물 균형이 어긋나면 빨리 늙고 쉽게 병에 걸려 죽는다.
장내 세균총은 유익균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고 유해균도 약간은 포함한다. 즉 건강한 장에 있는 모든 세균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 유해균도 있고, 기생충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하다면 유익균이 유해균을 억제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유해균을 완벽하게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유익균을 늘려 유익균과 유해균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실제로 유해균과 기생충이 적당히 있으면 장내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은 기생충과 함께 진화해 왔기 때문에, 면역계는 미생물이 있을 때 기능을 더 원활하게 수행한다.
기생충이 있으면 면역 반응이 바뀌면서 염증이 줄어들고, 알레르기 등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는 면역세포인 조절 T세포 Tregs의 기능이 향상된다. 그래서 기생충을 이용해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기생충 치료법도 있다.
<슈퍼 휴먼>의 저자 데이브 아스프리는 어릴 때부터 장 건강이 좋지 않았던 터라, 이 사실을 알고 직접 기생충 알을 먹기도 했다. 비싼 돈을 주고 돼지 편충 알을 사먹기도 했고 쥐 촌충 애벌레까지 먹었다고 한다. 결과는 본인이 효과를 직접 체감할 정도였다. 쥐 촌충 애벌레를 먹고 난 이후 그는 즉시 염증이 줄어들고 위장관 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허리 군살이나 뇌 기능을 비롯해 전신의 염증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일반인들은 사실 기생충 치료까지 필요하지 않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염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항생제, 항균비누, 소독제, 살충제의 남용으로 인간의 장 건강은 점차 나빠졌다. 장내 미생물 종류가 감소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었는데, 장내 미생물은 면역과 염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들이 손상되면 면역계가 정상적인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리기 쉽다.
현재 노인들 사이에서도 자가면역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체내 염증을 줄이고 장을 치유하면 자가면역질환을 고칠 수 있다. 저자 또한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관절염과 하시모토 갑상선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장 건강이 회복되자 굳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증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출처
슈퍼 휴먼 (데이브 아스프리 / 베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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