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우유의 독 (프랭크 오스키 / 이지북)

1. 우유는 완전식품이다? 건강에 좋다? 낙농업계의 광고일 뿐이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우유가 완전식품이라 건강에 좋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적절한 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우리는 자주 듣는 이 말을 사실이라 여긴다. 사실 미국 사회에서 우유에 대한 건강 신화는 낙농 업계의 정치적 압력과 광고로 생겨났다.
실제로 광고는 미국 사회에 효과가 있었다.
미국 식료품 구입 비용 중 7분의 1이 유제품과 우유 가공품 구입에 사용된다. 육류, 생선, 가금류, 달걀을 합한 비용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액이며 1인당 한 해 평균 유제품 소비량은 170kg에 달한다. 1,800만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미국 낙농업계는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2. 인간은 송아지를 위한 우유를 먹을 필요가 없다.
포유류마다 젖에 들어 있는 단백질, 당분, 미네랄 등에서 성분이 큰 차이가 난다. 우유와 인간의 모유도 성분이 당연히 다르다. 각 내용물은 각 동물의 새끼에게 최적의 영양을 공급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태어나서 몸무게가 3배가 될 때까지 젖만 먹으며 자란다. 모든 동물들은 젖을 뗀 후에는 더 이상 모유를 먹지 않지만 인간만 계속 우유를 먹는다. 게다가 우유는 송아지를 위한 것이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다.
3. 가스, 복통, 설사를 일으키는 유당 불내증
유당불내증이란 무엇이며 우유와는 어떤 상관이 있을까?
유당은 우유에 들어있는 당분으로, 두 가지 단당류인 포도당과 갈락토스가 함께 들어있는 이당류이다. 우유를 마시면 소화 소효인 락타아제가 유당을 이 두 가지 단당류로 분해해줘야 장에서 혈관으로 당분이 흡수될 수 있다. 락타아제는 위장 위쪽의 장 세포에서 분비되며 공장이라 불리는 소장 부위에 집중되어 있다. 신생아의 락타아제는 임신 마지막 3주 동안 유아의 장 계통에 나타나기 시작해 태어난 직후 최고치에 이른다.
만약 락타아제의 소화 능력 이상으로 유당을 먹게 되면 소화되지 못한 유당은 결장이나 대장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결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유당을 발효시켜 이산화탄소와 유산이 나온다. 또한 유당 미립자는 삼투 과정에서 장 속으로 물을 끌어당긴다. 그 결과 장 속에 물과 가스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붓기가 생기고 직장에서 가스가 올라오는 트림과 위경련이 일어나고 설사를 하게 된다.
사람은 1.5세~4세가 되면 대부분 소장에서 락타아제의 활동이 줄어든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대부분의 포유동물들이 겪는 과정이다. 미국의 노먼 크레머치 박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인종별로 락타아제 결핍 비율이 다르다. 연구를 통해 박사는 유당 흡수 능력은 유전이며 살아남기 위해 우유를 먹어야만 했던 민족들이은 자연 선택의 결과로 락타아제를 보유한 '돌연변이'가 되었다는 결론을 얻었다. 소를 키우지 않아 젖을 뗀 이후에는 우유를 구경할 수 없는 요루바족과 이보족은 99%가 1.5~3세에 락타아제가 부족해졌다. 반면 소를 키워 우유를 먹을 뿐 아니라 유제품을 먹는 하우사족과 풀라니족에서 락타아제가 부족한 사람은 20%였다.
여러 인종을 연구한 결과와 동물들의 특성을 토대로 판단하자면, 락타아제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반대로 말하면 젖을 떼고 나서도 우유처럼 유당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참고로 요구르트나 치즈 같은 발효식품은 유당불내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요구르트는 유당이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변형되며 치즈는 숙성되는 과정에서 유당의 많은 부분이 단당류로 변한다.
4. 우유는 아이들에게 위험하다.
유당 불내증으로 인한 설사 등의 증상은 아기들이 우유를 먹기 시작한 직후에 나타나지만 시판 분유를 먹는 아이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잘 자라지만, 설사가 심하면 몸에서 영양분을 흡수하기가 어려워 체중이 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제라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는 설사, 되풀이되는 구토, 습진, 재발하여 반복되는 코 막힘 및 기관지염 증상을 보였다. 연구 대상 중 7.5%의 아기들이 우유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었다.
알레르기가 심하면 혈액이 위장으로 삼투돼 유입되는 등의 소화기 관련 문제가 나타나고 철분 결핍성 빈혈로 이어진다. 혈액이 삼투돼 혈장과 위장이 손상되면 유아의 혈액 단백질 수치가 떨어지면서 빈혈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복부나 손발이 부어오른다. 미국 유아의 과반수가 철분 부족 증상을 보이며 2세 이하 유아 중 15~20%가 철분 결핍성 빈혈을 앓고 있고, 우유 섭취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우유에 들어있는 철분은 리터당 1밀리그램도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유의 다른 성분들이 철분과 결합해 혈액을 통해 철분이 장으로 흡수되는 걸 방해한다. 생후 1년 된 아기가 우유로 철분 필요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하루에 25리터의 우유를 마셔야 할 정도다.
철분 결핍성 빈혈을 겪는 아이들은 짜증을 쉽게 내고 무감각하며 주의력이 떨어진다.
자라면서 우유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는 있으나 2세 전에는 생기지 않으므로 유당 불내증이 있는 아기들은 최소 5세 이후에 유제품을 먹이는 것이 안전하다. 연구 결과 아이들이 우유를 먹고 자란 시기가 이르면 이를수록 알레르기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았다.
콜로라도와 마이애미에서 신장에 문제가 있어 단백뇨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해당 연구에서 의사들이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지 않자 소변에서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문제가 즉시 사라졌고 증세가 호전됐다. 다시 우유를 먹이면 단백뇨 증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외에 습진과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겪는 아이들도 우유를 끊고 증상이 호전된 사례들이 있었다.
5. 우유를 먹는다고 칼슘이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유에 칼슘이 풍부해 튼튼한 뼈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면 우유를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개념은 미국의 낙농업계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칼슘 권장량의 2분의 1이하로 칼슘을 섭취하지만 대체로 뼈와 치아가 튼튼하다. 우유에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유 1리터에는 1,200mg의 칼슘이 들어 있다. 성인의 칼슘 일일 권장량이 500mg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은 양이다.
그런데 일일 칼슘 권장량은 수치화하기 까다롭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음식에 들어있는 인산염, 섬유질, 단백질에 따라 칼슘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비타민D 같이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물질도 있다.
또 중요한 사실은, 음식에 들어 있는 칼슘과 혈액으로 들어가 뼈와 치아로 가는 칼슘양은 관계가 없다. 모유 먹는 아기와 우유 먹는 아기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칼슘이 우유에는 리터당 1,200mg이 들어 있고 모유에는 300mg밖에 들어있지 않지만 모유를 먹는 아기들이 체내에 흡수하는 칼슘 양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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