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에 중독되는 원리 + 알코올 중독 판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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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및 뇌과학

알코올에 중독되는 원리 + 알코올 중독 판단 기준

by 리리의 책과 삶 2022. 9. 22.

도서리뷰

슬슬 술 끊을까 생각할 때 읽는 책 (가키부치 요이치 / 대성)

 


 

1. 알코올의 정체는 약물이다.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배경에는 술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있다. 술은 기호품, 식품, 약물 셋 중 무엇에 해당할까? 우선 술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식품은 아니다. 각자의 기호에 따라 마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호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몸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본다면 술은 약물이다.

 

 

2. 한국인 알코올 중독 현황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알코올 사용장애 평생 유병률은 12.2% 이며 남성이 18.1%이고 여성이 6.4%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전 세계 평균인 4.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성 음주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 사용장애의 전 단계인 고위험 음주 비율도 200611%에서 2017년 전체의 14%로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 음주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고위험 음주의 기준은 주 2회 이상 음주하며 1회에 남성은 7, 여성은 5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의 43.8%가 문제 해결을 위해 치료를 받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체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 중 8%만이 치료를 받는다.

 

 

3. 알코올 증독 의심 신호

많은 양의 술을 자주 마시다 보면 뇌는 알코올이 있는 상태가 당연하다고 판단해 술을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상태라고 착각한다. 따라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내려가면 불쾌감을 느끼고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 만약 몸이나 기분에서 불쾌감이 느껴져 술을 다시 마셨다고 해 보자. 그때 증상이 딱 멈추고 편안해진다면 본격적인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고위험 음주자들이 흔히 가지고 있고 알코올 중독이 의심되는 위험 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1) 머리가 부스스하고 복장이 흐트러진다. 차림새가 단정하지 못하고 불결해 보인다.

 

2) 의사에게 음주 문제로 지적을 받아도 음주량을 줄이지 못한다.

 

3) 술을 마실 때만 즐겁다.

- 알코올 이외의 음식을 먹는 자리에서도 즐겁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다. 고위험자일수록 알코올이 빠지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4) 술이 생각나는 시간이 달라진다.

전에는 저녁에만 술을 마셨는데 음주 욕구가 생기는 시간이 점점 당겨진다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침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징조다. 정년퇴직 후 낮부터 술을 마시거나 저녁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미리 술을 마시는 것도 주의해야 할 변화다.

 

5) 휴일에 술 마시는 것 외에 하는 일이 없다.

휴일을 보내는 방법도 중요한 판별 기준이다. 휴일에 주로 술을 마시거나 다른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의욕도 나지 않는다면 이미 심리적으로 시야 협착이 일어나 알코올의 피해가 진행된 위험한 상황이다.

 

6) 저녁 준비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술을 마신다.

부엌에서 요리할 때 술을 자주 마시는 것도 위험구역에 들어갔다는 신호다.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 주부를 가리키는 키친 드렁커 kitchen drunker’라는 용어도 있듯, 낮부터 음주 욕구를 느껴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로 요리를 한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야 한다.

 

7) 과음을 지적받아도 끝까지 부인한다.

주위 사람들이 너무 마시는 것 아니냐고 지적할 때 나 정도면 괜찮다는 태도도 위험하다. 성격이 완고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일수록 부정하는 경향이 있어서 진짜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8) 술 마시는데 죄책감을 느끼거나 술 마실 핑계를 찾는다.

스스로 양을 줄여야 하는데 어렵다고 느낀다면 이미 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다. 또 어느 정도 중독이 진행되면 술을 마시는 이유를 자신이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린다. ‘업무상’, ‘인간 관계로 스트레스 받아서등의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4.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자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언뜻 봐도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파악되는 사람은 전체 중독자 중 1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스스로 병이라고 자각하지 못한 채 회사를 다니고 집안일을 하는 등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소화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90%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이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고 중독이 중증으로 심각해질 위험이 있다.

 

 

5. 알코올 중독에 쉽게 걸리는 사람

술이 약한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유전자의 차이에 기인한다. 술이 약하다고 말할 때 일반적인 기준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ALDH’의 활성도 차이이다. 술이 몸 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는 ALDH 외에 알코올 분해효소ADH와 많은 양의 알코올을 마셨을 때 조력자로 작용하는 마이크로솜 에탄올 산화효소MEOS도 관여한다. ADHMEOS의 활성이 높으면 알코올은 빠르게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된다. 이때 ALDH의 활성도가 높으면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 속도가 빨라 체내에 잘 쌓이지 않고 술이 센 사람이 된다. 반대로 술 마실 때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가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몸 안에서 독성물질로 작용하는 경우다.

 

 

6. 술을 멈추지 못하는 것은 도파민의 소행

우리는 왜 적정량을 훌쩍 넘어서까지 술 마시기를 멈추지 못할까? 그 이유는 뇌로 전달되는 매력과 보상이 크기 때문이다. 뇌에서 알코올이 만드는 보상에 관련된 물질은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 의욕, 활기, 행복의 토대가 된다. 뇌의 복측피개 영역에서 측좌핵을 거쳐 전전두엽에 이르는 신경인 보상회로는 도파민이 분비되면 행복감, 편안함, 의욕, 쾌감 등을 느낀다. 쾌락과 관련된 이 감정들 때문에 뇌는 약물에 정신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알코올은 소량으로도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한다. 또 행복감에 관여하는 오피오이드 및 세로토닌의 분비도 늘려서 불안과 걱정을 잊고 술 마시는 동안 고통도 잊을 수 있다.

도파민은 다양한 상황에서 분비된다. 열심히 노력해 목표를 달성한 순간에 느끼는 성취감도 도파민의 작용이다. 성공 체험으로 성취감을 얻으려면 지속적으로 무언가에 몰입해 노력해야 하고 노력한다 해도 일반적으로 결과는 불확실하다. 이에 반해 음주는 즉각적이고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유혹에 빠지기가 쉽다.

 

 

7. 알코올과 우울증의 상관 관계

알코올과 우울증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연구 결과 알코올 의존증이나 사용장애가 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배 높아지고 우울증 병력이 있는 사람의 40%는 알코올 의존증이 함께 나타났다. 여기서 알코올이 먼저인지 우울증이 먼저인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알코올을 끊고 경과를 지켜봤을 때 우울 증세가 나아지면 음주가 선행한 알코올성 우울증으로 판단하고, 대부분의 중독 환자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반대로, 우울증이 생겨서 이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알코올의 효과를 이용하는 사이에 중독이 일어난 경우도 있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나와서 일시적으로 기분이 맑아지고 의욕이 생기는 듯하지만, 술을 마시는 동안만 잠깐 겪는 일이고 술기운이 사라지면 다시 침울하고 우울한 상태가 반복된다. 우울증 환자에게 술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술에 취했을 때와 깼을 때의 기분 차가 크기 때문에 맨 정신일 때 절망감을 크게 느끼고 부족한 부분을 술로 채우려 하면서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는 점 때문이다.

우울증 외에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나 ASD자폐 스펙트럼 장애,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발달 장애도 알코올 의존성으로 진행되기 쉬운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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