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홋타 슈고 / 서사원)
“ 할지 안 할지는 동전으로 정해도 행복도에는 변함이 없다.
by 시카고대The University of Chicago 스티븐 레빗Levitt, S. D.
1. 인간은 원래 ‘불안'을 동력으로 움직인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 지구에 처음 출현했다. 이전보다 세상은 급변했지만 인간의 행동원리는 20만 년 전에 비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진화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행동원리를 ‘불안’으로 규정한다. 즉, 인간은 모두 ‘불안’에 의해 행동한다.
고대 인류는 ‘불안’을 이용해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켰다. 불안 때문에 새로운 것을 경계하고 우위에 서려고 하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편하고 안전한 방법들을 찾았다. 두려워하는 마음도 무언가를 하려는 의욕도 불안감 때문에 생겨난다.
원시시대에는 긴장을 풀면 죽었다. 작은 상처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고 주거환경은 불안정했다. 항상 경계하고 불안감을 느껴야 그만큼 살아남을 확률이 커졌다. 그래서 부정적인 정보에 주목하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도 인간의 특성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목숨을 잃을 위험성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인간의 행동원리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돈이나 미래 걱정, 대인관계, 일 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불안을 느낀다. 원시인과 동일한 뇌를 가지공 있기 때문에 단순히 ‘불안해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만으로 불안을 없앨 수는 없다.
“오히려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야지’라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불안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리면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불안에서 기인한 에너지 덕분이었다. 뇌 구조상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인간은 누구나 겁쟁이다. 단, 겁쟁이라도 불안과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잘 대처할 수는 있다. ‘생각하는 것’은 훌륭한 기술이지만 지나치면 불안이 커져 시간과 에너지만 소모하게 된다. 불안해하지 않으려 애쓰지 말고 불안을 잘 활용하자.
2.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불안 덕분에 사회와 문화가 발달했지만, 불안이 지나치면 해야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하면 병까지 걸릴 수 있다. 그렇다면 불안과 어느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좋을까?
호주 시드니대The University of Sydney의 심리학 강사인 마리안나 자보Szabó, M.와 뉴사우스웨일스대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의 피터 F. 로비본드Lovibond,
P.가 ‘사람은 대체 왜 고민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48%가 문제 해결 과정을 고민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절반이나 됐다. 또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다양한 해결책이 있어도 문제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소용없다고 생각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도 하지 못한다. 이런 경향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같은 문제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종합하면, 사람들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계속해서 고민한다.
펜실베이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탐 보르코벡Borkovec, T. D.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걱정거리의 79%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16%는 미리 준비하면 대처할 수 있다.
걱정이 현실이 되는 경우는 5%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5%는 천재지변처럼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일들이다.
고민이 있다면, ‘어떡하지?’ 대신 ‘이런 결과를 만들어야지’라는 마음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생각하자.
미국 코넬대Cornell University의 심리학 교수인 길로비치Gilovich, T.와 메드벡Medvec, V. H.이 후회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한 일’에 대한 후회를 잘 기억했으나, 장기적으로는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를 강하게 기억했다. 게다가 행동하지 않음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졌다. 어차피 고민하고 후회할 거라면 ‘행동 중심적’으로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자.
내게 일어나는 일을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고 믿으면 긍정적으로 고민하는데 도움이 된다.
3. 지금의 불안, 1년 후엔 기억하지 못 한다.
19세기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Ebbinghaus, H.는 사람의 기억을 연구해 ‘망각곡선’ 이론을 만들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연구한 이론으로, ‘에방하우스의 망각곡선’이라 부른다.
에방하우스는 참가자들에게 ‘자음, 모음, 자음’으로 이루어진 의미없는 알파벳 조합을 보여주고 기억이 얼마 만에 잊혀지는지 조사했다. 사람들은 20분이 지나면 알파벳을 절반 가까이 잊어버렸다. 시간이 경과 할수록 남은 기억도 차츰 사라졌다.
구체적인 기억 양은 다음과 같았다.
20분 후: 58% 1시간 후: 44% 1일 후: 26% 7일 후: 23%, 30일 후: 21%
한 달만 지나도 80%를 잊어버린다. 인간은 그만큼 ‘망각의 동물’이다. 잘 잊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한 달 정도 지나면 거의 잊어버릴 수 있다. 망각은 과거의 불필요한 기억을 지우고 현재의 새로운 정보에 대응하는 능력이다. 기억을 상세하게 하는 것보다 두루뭉술하게, 어렴풋이 해야 사고력과 판단력이 높아진다. 판단과 정보 처리가 빠른 사람일수록 기억을 잘 못 한다고 한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기 위해서 망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4.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지 않으면 뇌는 불안을 불러온다.
행복이란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미국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의 심리학자인 매튜 킬링스워스Killingsworth M. A.와 다니엘 길버트Gilbert, D. T.는 ‘심신을 집중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을 하면 집중할 때보다 덜 행복하다고 느낀다. 반대로 열중할 때는 충족감을 맛본다.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방법은 ‘의욕의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의욕이 생기려면 일단 행동해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고 ‘열심히’ 행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 자연히 일에 몰입하게 되고 생각이 일어나지 않아 행복감이 높아진다.
일 중에서도 우선 순위가 높은 일부터 처리하자. 이것이 행복과 안심을 느끼는 지름길이다.
5. 멍할 때 사고력이 높아진다.
뇌과학 연구에서 최근에 알아낸 바에 따르면, 뇌는 바쁘게 생각할 때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두 배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즉, 뇌는 의식적으로 사용할 때보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때 더 활발히 움직인다.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의 마커스 라이클Raichle, M. E.이 실험한 결과, ‘행동할 때’보다 ‘멍하니 있을 때’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와 가치 판단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는 왜 생각하지 않을 때 더 활발히 활동할까?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활동을 할 때는 관련된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고 에너지가 그 부분에만 집중된다. 뇌 입장에서는 에너지가 한 곳에 쏠리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멍하니 있을 때는 에너지가 뇌 전체로 분산된다. 특정 부위에 집중돼 있던 에너지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 각 부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전에는 교류가 없던 부분들이 서로 만나면서 순간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나 영감이 떠오른다. 뇌 전체가 활성화돼 맥락 없이 연결되면 의식적인 사고로는 생각해내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핵심은 ‘무의식’이다. 멍하니 있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때 뇌는 무의식 영역에 열심히 에너지를 분산시켜 뇌의 여러 영역을 활성화한다. 문제 때문에 조바심이 난다면 지나치게 심사숙고하기보다 한 발 물러나 뇌를 잠시 쉬게 해주자.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의 마크워스Mackworth, N. H.에 따르면 인간의 집중력은 30분이 한계라고 한다. 계속 같은 일을 하면 점점 실수가 느는데, 이는 뇌가 쉽게 질리기 때문이다. 집중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교대로 가져야 무의식을 잘 활용할 수 있다.
더 잘 생각하려면, 생각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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