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많이 흘리면 스포츠 음료를 마셔야 할까? 땀의 중요성 (땀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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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많이 흘리면 스포츠 음료를 마셔야 할까? 땀의 중요성 (땀의 과학)

by 리리의 책과 삶 2022. 11. 28.

도서 리뷰 :

땀의 과학 (사라 에버츠 / 한국경제신문)


인간은 전구처럼 열을 방출하며 산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을 때도, 인간의 몸은 60와트 전구만큼의 열을 만들어낸다. 체구가 크다면 100와트 전구만큼의 열이 나온다. 우리 세포들이 일중독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세포들은 영양분을 분해하고, 산소를 여기저기 실어 나르고, 호르몬을 생산하고, DNA를 복제하고, 병원균과 맞서 싸우는 등 끝없이 이어지는 일들을 성실히 해나간다. 이런 일들을 처리하려면 수십억 건의 화학반응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반응 중 상당수에서 열이 만들어지고 이 열 때문에 체온이 올라간다.

 

체온 조절의 중요성

이때 체온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면 체내 온도가 생명을 위협할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 열사병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이 되면 세포 내부의 미세 장치들이 녹아내리면서 장기가 기능을 멈춘다. 정맥에서 피가 새어 나가면서 전신에 출혈이 일어난다. 내장 벽이 뚫리면서 소화관에 살던 세균과 그 세균이 만든 독소들이 장기 내부로 들어간다. 바깥에서는 구토와 발작이 일어나면서 의식을 잃는다.

 

따라서 생명을 유지하려면 체온 상승을 막는 것이 호흡만큼이나 중요하다. 진화 과정에서 인간이 찾아낸 최고의 체온 조절 방법은 땀 흘리기(perspiration)’. 액체인 땀이 피부 표면에서 증발하는 과정에서 열이 소모되기 때문에 체온이 전체적으로 내려간다.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거의 유일한 동물

땀은 아주 훌륭한 체온 조절 방법이다. 피부로 물을 배출해 열을 식히는 것을 인간만큼 잘하는 동물은 없다.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동물은 인간이 거의 유일하다. 코끼리는 귀를 이용하고 개는 혀를 내밀어 헐떡거리며 콘도르는 똥을 뒤집어쓴다. 이들 모두 체온을 식히기 위한 방법이지만 인간의 땀만큼 효과적이지는 않다.

 

땀의 특성

사람의 몸에는 대략 200~500만 개의 땀구멍이 있다. 땀샘에는 두 종류가 있다. 소금기 있는 일반적인 땀은 에크린땀샘(eccrine gland)을 통해 분비된다. 사춘기에 활성화되고 겨드랑이 등에서 악취가 나는 땀은 아포크린땀샘(apocrine gland)에서 나온다.

배출된 땀은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피부기름샘(sebaceous gland, 피지선)에서 만들어내는 기름진 성분과 뒤섞여 독특한 성분으로 바뀐다. 니코틴, 코카인, 항생제, 마늘 냄새 등 우리가 먹고 마신 음식물과 약도 땀을 통해 스며 나온다. 색소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땀 색깔도 변한다.

 

우리가 마신 물은 위를 거쳐 소장에서 흡수된 후 간과 콩팥에서 걸러진 다음 혈류로 들어간다. 혈관을 통해 순환계를 돌다가 피부에 있는 정맥에 도달하면 진피를 거쳐 땀샘에 스며든다. 그래서 땀으로 분비되기까지는 15분도 걸리지 않는다.

 

건조한 사막에서는 긴 옷, 습하고 더운 곳에서는 맨살

덥고 건조한 사막에서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땀을 효율적으로 흘리는 방법은 긴 옷을 헐렁하게 입는 것이다.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땀이 많이 나오지만 공기가 너무 건조해서 수분이 급속히 증발해 버린다. 그러면 땀샘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내보내게 된다. 하지만 긴 옷을 입으면 피부 가까이에 습한 환경이 만들어져 증발 속도를 낮출 수 있다. 땀 한 방울이 생존에 중요한 환경에서는 긴 옷이 수분 보존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아주 습한 환경이라면 옷을 걸치지 않은 맨몸이 유리하다. 옷을 덜 입을수록 땀이 피부에서 증발하기 쉬워서 체온을 낮추기 용이하다. 습한 정도가 극심하면, 공기 속에 있는 수분이 땀의 증발을 막아서 체온을 조절하기 어렵다.

 

덥지 않은데 땀이 나는 이유

땀은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땀이 나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 심부 체온이 상승하면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로 정보가 무의식 중에 전달된다. 시상하부는 땀샘을 활성화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곳이다.

그런데 땀은 더울 때만 나오지 않는다. 불안한 상황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란 호르몬의 작용으로 땀샘이 열린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을 모두 열 수 있다.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나 감정적으로 격해졌을 때, 아니면 그냥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혈액으로 분비된다.

 

목마르지 않아도 수분을 보충해야 할까?

오랫동안 달려야 하는 마라톤 경기를 앞뒀을 때조차도 갈증을 느끼지 않는데 미리 물을 다량으로 마실 필요는 없다. 탈수가 심하면 죽을 수도 있지만, 이는 수화도(hydration level)15퍼센트 아래로 떨어져야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 없이 며칠 동안 사막에 버려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이라는 치명적인 물 중독(water intoxication)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물 중독 상태가 되면 뇌가 안에서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 뇌줄기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밀려나면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저나트륨 혈증으로 사망한 마라톤 선수도 5명이나 있다. 반대로 탈수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없다. 정말로 수분 보충이 필요할 때는 몸이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시면 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을까?

갈증이 날 때는 무엇을 마셔야 할까? 상업화된 최초의 스포츠음료는 게토레이(Gatorade). 게토레이는 1960년대에 한 신장병 전문의와 동료들이 플로리다대학교 미식축구팀 게이터스(Gators)를 위해 회복 음료로 개발한 것이다. 게이터스 이름을 따서 게토레이가 되었다. 음료의 성분은 물, 소금, 설탕, 귤 향료 등으로 전해질 보충용 염분수분보충제(rehydration salts)와 성분이 비슷했다. 스포츠음료는 당분의 농도는 올리고 염분의 농도는 낮추며 향료를 첨가해서 염분수분보충제보다는 맛이 더 좋도록 디자인됐다.

사실 운동 지속 시간이 90분 이하라면 스포츠음료의 칼로리는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다. 설탕의 부작용을 빼고 소금만 놓고 보더라도, 스포츠음료를 마셔서 땀으로 잃어버린 염분을 보충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일단 사람마다 땀의 분비량도 제각각이고 땀의 염도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염도가 특히 높은 땀을 흘리는 운동선수들은 스포츠음료보다 염분에 집중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땀으로 잃어버린 전해질은 서서히 보충해야 한다. 서서히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고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은 땀으로 손실된 전해질을 스포츠음료로 채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땀으로 손실된 만큼의 소금을 넣으면 도저히 마실 수 없을 정도의 음료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의 양이 많다. 실질적인 보충은 음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염분 손실이 일어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식욕과 배고픔을 느껴서 음식을 찾게 된다. 왠지 짭짤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여기 해당한다. 연구를 토대로 보면, 사람들은 땀 때문에 잃어버린 염분이나 미네랄을 보충해줄 음식을 알아서 골라 먹는다. 그러므로 염분을 보충해야겠다고 소금을 넣은 물을 마실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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