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말랐던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날씬할까?
'어리니까 아무리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은 오해다. 비만이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지방 세포의 '크기'가 커지거나 지방 세포의 '수'가 늘어나면 몸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비만이 된다. 지방 세포의 수는 3세까지 결정된다. 그리고 한 번 생성된 지방 세포 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유아기에 영양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지방 세포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나중에 살을 빼더라도 지방 세포의 크기가 줄어들 뿐 숫자는 줄어들지 않는다.즉 유아기에 살이 찌면 지방 세포의 크기뿐 아니라 수도 많아져서 어른이 되어도 살찌기 쉬운 체질이 된다.
그러면 어릴 때 말랐던 사람은 나이가 늘어도 몸매 관리가 쉬울까? 최근 연구에서는 많이 먹거나 운동이 부족해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어른이어도 지방 세포가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릴 때 체형에 관계없이 운동 부족이나 에너지 섭취 과잉의 습관이 지속되면 지방 세포의 수가 늘어나 살찌기 쉬운 체질로 변할 수 있다.
부모가 비만이면 아이도 비만일까? 유전과 환경 중 어떤 것이 비만에 영향을 끼칠까?
비만에는 지방 세포의 수가 크게 관여하기는 하지만, 이 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많다. 분명 '유전'도 비만의 원인 중 하나이다. 부모가 섭취한 에너지를 대사하기 어려운 체질인 경우, 아이가 살찌기 쉬운 체질을 물려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만은 유전보다는 '환경'의 영향으로 보는 것이 맞다. 평소 식습관에 문제가 있거나 아이가 마음대로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닌지, 가족 모두가 운동을 꺼리고 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생활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저녁 식사 후 과일보다 오후 3시에 먹는 케이크가 더 낫다.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과정은 생체 리듬의 영향도 받는다. 우리 몸에는 지방을 늘리는 기능을 하는 'BMAL1'이라는 단백질이 있다. 기상 후 5~6시간 동안은 신진 대사가 활발하고 BMAL1 수치도 낮다. 따라서 똑같이 단 음식을 먹더라도 몸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단 것을 먹어야 한다면 오전 혹은 점심 식사 때 먹는 것이 좋다. 반대로 저녁 무렵부터는 BMAL1 단백질 수치가 높아지기 시작해 지방이 축적되기 쉽다. 과일에는 즉시 흡수돼 체지방으로 변환될 수 있는 과당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저녁 시간에 과식하는 것은 금물이다. 살찌지 않으려면 저녁 식사 후 과일보다 오후에 먹는 케이크를 택하는 것이 낫다. 단 음식이 아니더라도 생체리듬을 고려해 저녁 식사는 일찍 마치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식사 시간은 기상 후 12시간 이내이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식사 순서 베지 퍼스트(Vegetable First)
동일한 음식을 먹더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살찌는 정도에 차이가 생긴다.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혈당치이다. 식사를 하면 음식물에 들어 있는 당이 소장에서 흡수된다. 혈액으로 흡수된 당은 혈당치를 높이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당을 간이나 근육, 세포 속에 저장시킨다. 그런데 한꺼번에 과도한 양의 당분이 들어오면 혈당치가 급상승하고 인슐린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당이 남아도는 상태가 된다. 에너지원으로 저장되지 못한 여분의 당은 중성 지방으로 변환돼 피하 지방에 축적된다. 이 과정이 계속되면 비만으로 이어진다. 혈당의 급격한 상승이 반복되면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져 당뇨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당질이 많은 밥이나 빵 등의 탄수화물을 뒤로 미루고 야채를 먹저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야채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으며 당이 중성 지방으로 변환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장내 환경에 중요한 '기회균'
사람의 장내 세균은 수백 종류 이상이며 100조 개에 달한다. 이 세균의 집합을 '장내 세균총'이라고 부른다. 장내 세균은 역할에 따라 크게 세 그룹으로 구분된다.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 같이 건강이 유익한 '유익균', 병원성을 가지고 있고 각종 감염과 암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균', 그리고 어느쪽에서 속하지 않는 '기회균'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장내 환경은 유익균이 20%, 유해균이 10%, 기회균이 70%로 형성되어 있다. 셋 중 장내 건강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기회균이다. 전체의 70%에 달하는 기회균은 유익균과 유해균 중에서 많은 쪽을 돕기 때문이다. 식습관이나 기타 영향으로 유해균이 늘어나면 기회균은 유해균을 돕고 장내 환경이 더 악화된다. 따라서 건강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늘리는 생활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산균 외에도 야채나 버섯, 콩이나 해조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유익균을 늘리는데 도움을 준다.
피곤할 때 '단 음식'은 역효과
피곤하고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일 때 단 음식이 당길 수 있다. 하지만 당질 섭취가 과다하면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당분은 에너지 부족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피로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며, 습관적으로 계속해서 먹게 되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단 음식에 들어 있는 많은 양의 당질은 혈당치를 급격하게 높인다. 따라서 이를 조절하기 위해 분비되는 인슐린의 양도 필요 이상으로 많아져서, 혈당이 조절되기보다 오히려 정상치보다 떨어지는 '저혈당' 증세가 나타난다. 그러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떨어져서 뇌가 활동하는데 쓸 에너지마저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나른함이나 졸림 등의 증상이 이어진다. 당질을 과다 섭취하는 생활이 이어질 경우 정상적인 혈당 조절이 불가능해지고, 자율신경계의 균형도 깨져서 저혈당과 나른함, 사고력 및 집증력 저하, 짜증, 불안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 악순환에 빠지지 않으려면 당질 섭취에 주의하고, 흡수된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비타민 B1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B1은 효모, 오트밀, 현미, 호밀 등의 잡곡과 아스파라거스, 감자, 오렌지, 돼지고기, 쇠고기, 햄, 간, 달걀 등에 풍부하다.
'소박한 전통식'이 반드시 건강식은 아니다.
건강한 식사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3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지 여부로 판가름된다. 밥에 국, 나물 반찬 등으로 이루어진 일본이나 한국식 소박하고 전통적인 식단은 언뜻보면 건강식처럼 보이지만. 단백질이나 지방이 적어 영양면에서 균형이 깨지기 쉽다. 서구화된 식단 때문에 각종 질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단이 서구화되는 과정에서 육류와 유제품 섭취가 늘면서 영양 상태가 개선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소박한 식사만 고집하기 보다 다양한 식재료를 균형 있게 조절해 먹는 것이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더 도움이 된다.
출처 :
영양소 (마키노 나오코 / 성안당)
# 도서 리뷰 및 번역(영미도서) 문의 : haileyn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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