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1일無식 (안드레아스 미할젠 / 사람의집)
1. 인류는 백만 년 전부터 음식을 불에 조리해 먹었다.
1만여 년 전까지 인류는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수렵 채집 생활을 했다. 토끼나 들소를 사냥하고 열매, 씨앗, 뿌리, 버섯을 채집했다. 사냥보다 채집 활동이 더 중요했다. 열매와 씨앗, 곤충으로 필요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얻었으며 몸에 필요한 무기질과 비타민도 보충했다.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하루 평균 3~6시간 노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옥한 지역에서는 이보다 더 적게 일하고 배를 채웠을 것이다.
인류가 언제부터 불을 사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대략 백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 시절부터 번개로 인해 생긴 자연의 불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이때부터 불을 다루면서 식물 안에 있는 섬유질을 녹이고 독소도 없앨 수 있었다. 불의 사용과 함께 인간이 섭취하는 식물성 물질의 종류도 늘어났다. 대부분의 음식은 가열하면 소화가 잘 되는 상태로 바뀐다.
2. 생식 vs 가열한 음식 섭취
영양 전문가와 자연 요법 학자들 사이에서는 생식이 과연 건강한지, 건강하다면 어느 정도의 양이 좋은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사실 가열해서 조리한 음식은 소화 과정에서 위장관의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며, 감염을 예방한다는 측면에서도 진화론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감염 예방은 오늘날 최적의 저장 및 냉각 설비를 고려하면 이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흥미롭게도 장에서 생식을 소화하려면, 조리된 음식을 소화할 때와는 다른 미생물 군집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식은 각자의 체질과 건강, 소화 능력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로 보인다, 특히 질병으로 몸이 약할 때는 소화관의 기능도 떨어지므로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생식 대신 반드시 쪄 먹거나 데워 먹어야 한다.
3. 석기 시대 인류는 채식을 하고 굶으면서도 건강하게 살았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고고학 유물을 토대로, 인류 역사에서 고기 섭취가 뇌 크기 증가에 매우 중요했고 인류가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었으나, 이는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한참이 지나 밝혀졌다. 초기 인류는 아프리카 원시림을 떠나 초원 지역으로 이동한 시기부터 뇌 무게가 증가했다. 원시림에서는 식물을 먹었고, 초원에는 열매 맺는 나무가 없으므로 고기를 먹었으리라 추측했다. 그래서 고기를 먹고 나서부터 인류가 급격히 발전했다고 믿었지만, 사실 인간이 이주했던 지금의 초원 지역은 당시에는 수풀이 우거진 울창한 숲이었다. 또한 인류가 이때 잡식성에 돌입했다고 해도 막상 고기를 먹는 일은 굉장히 드물었다.
석기 시대 인류의 우수한 영양 상태는 진화학적으로 입증됐다. 이들은 주로 식물성으로 음식을 섭취했고 다양하게 먹었다. 영양실조도 없었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후손보다 키가 크고 건강 상태도 좋았다. 무엇보다 이들은 ‘유연하게 살았다.’ 가뭄이 들면 다른 땅으로 이동했고, 주식으로 먹던 음식에 병충해가 들면 다른 음식을 먹었다. 게다가 공동체 내에서의 스트레스도 크지 않았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충분히 움직이고 살았지만, 오래 노동할 필요가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며칠 동안 굶는 날도 많았다는 사실이다. 먹을 음식은 인간이 아닌 자연이 정했다. 저장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음식을 발견하는 즉시 먹었다. 동물을 잡아도 바로 먹었으며, 열매를 발견해도 바로 배를 채웠다. 살던 땅에 먹을 것이 없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해가 지면 잠을 자고 아침에 눈을 뜨면 먹을 것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몇 날 며칠 굶기도 했고 겨울에는 특히 먹을거리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들은 건강했다.
4. 소화 기관을 쉬게 하자.
인간의 음식물 섭취는 반복적으로 중단됐다. 오래 굶거나 짧게 굶거나의 차이일 뿐이었다. 인류는 수만 년 넘게 이 패턴으로 살았지만, 몸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건강하게 살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몸의 세포가 휴식을 취하면서 자기 정화 메커니즘이 작동된다.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은 거의 무제한으로 양식을 얻게 되었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자연에 맞서 온 인간의 승리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인체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큰 문제였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아직도 태곳적 프로그램, 먹을 게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는 설정값이 입력돼 있다. 소화 기관과 물질대사 체계는 10만 년 전에서 변한 것이 거의 없다. 변할 필요가 없었다. 인간의 몸이 그간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잘 대처하면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우리 몸도 먹을 것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탁월하게 대처할 수 있다.
최근 200년 사이에 일어난 식생활 변화는 인간의 소화 기관이 감당할 수 없다. 쉬지 않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고, 인공첨가물과 과도한 설탕 및 소금이 들어간 가공 식품도 많아졌다.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빈번한 고기 섭취는 인간의 물질대사 체계가 감당하지 못한다.
음식을 먹는 시간 간격도 문제다. 식욕이 없고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먹는 것은 몸에 부담이 된다. 먹을 음식이 이렇게 늘어난 지금, 우리는 오히려 건강하지 않고 각종 만성질환도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던 만성질환이 지금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인다.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호흡기 질환, 암, 관절증, 류머티즘, 고혈압, 당뇨가 대표적이다. 영양으로 야기된 이 질환들은 생물학적 숙명이 아니고, 우리의 생활 습관과 식습관이 만들어낸 세계적 대유행병이다.
우리가 예전처럼 좀 더 건강하게 먹고 자주 굶는다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장수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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